지하철, 모든 테러에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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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신질환자의 방화치고는 피해가 너무 컸다. 대구 지하철 전동차에 범인이 휘발유와 라이터로 불을 지름으로써 200여 명이 사망.실종하고, 140여 명이 부상을 입은 대참사는 우리의 모든 지하철 관리에 일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참사를 당하고 보니 지하철은 거의가 문제투성이다. 위험물을 가방 속에 숨기고 승차하더라도 이를 적발하거나 검문.검색할 수 있는 아무런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으며, 객차는 온통 유독가스 발산 및 가연성 물질들이다. 손잡이.시트.도료는 물론, 객차와 객차를 연결하는 화학섬유 재질의 주름막까지 대부분이 그러하다.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미비한 것도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작정만 한다면 범행을 저지를 수 있으며, 방화시 삽시간에 전객차로 번진 불길과 유독가스로 인적.물적 피해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중대 사태 발생시 사령실과 승무원들의 대처 능력도 의문이다. 하행선 전동차가 불타고 있는 현장에 상행선 전동차가 들이닥쳐 불을 옮겨 붙게 한 것이 그러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만약 승무원이 사태의 심각성을 즉각 상부에 보고하고, 사령실 역시 이 정보를 마주오고 있는 전동차에 알렸다면 승객들을 사지(死地)로 몰고 오지는 않았을 터다.

차량들에 대한 시설.경비.보안.직원 훈련 등 총체적인 관리만 잘 이루어졌어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것이 대구 지하철 참사였다. 사실 철도 차량 방화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1999년 새마을호에도 정신질환자가 방화한 적이 있었다. 당시 철도청은 차량 사용재 규격 강화를 검토했었으나 그 후 흐지부지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전국적으로 지하철은 하루 평균 650만명의 승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안전의 사각지대로 방치된 상태다. 지금 전국의 정신질환자가 몇 백, 몇 천이 아니다. 그리고 국제 테러분자들이 잠입할 수도 있고, 시설 파괴와 인명 살상을 노리는 간첩이 없으리란 보장도 아직 없다.

그러나 우리의 지하철은 모든 가능한 위험성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하기야 이런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국제 테러분자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지하철을 습격하는 일이라도 생긴다면 얼마나 가공스러운 일이겠는가. 정부는 최대형 교통수단인 지하철 안전을 위해 획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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