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꿈 드디어 이뤘습니다"…제주대 화제의 졸업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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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61세 법학과 김광익씨 '학사모' 영광
후배 구하고 숨진 김상조씨 첫 명예졸업장
40대 주부 정애숙씨 단과대 수석졸업 차지


20일 열린 2002학년도 제주대 학위수여식에는 개교 이후 첫 명예졸업장 수여식과 함께 60대 늦깎이 졸업생, 단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40대 주부, 3개 전공 학사학위 취득자 등 이색 졸업생들로 화제가 됐다.

“배움의 꿈을 이루게 돼 너무나 기쁩니다.”

환갑을 넘긴 최고령 졸업자 김광익씨(61.야간 법학과)는 이날 ‘못 배운 한’을 이제서야 풀게 돼 뿌듯하다며 손녀에게 졸업 축하 꽃다발을 받고는 환하게 웃었다.

어렸을 때 4.3사건으로 부모를 여의고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당시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진학을 포기했던 김씨는 4남매를 모두 대학에 보내고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1999년 검정고시와 방송통신고를 거쳐 대학에 입학, 형설의 공을 쌓았다.

이날 열린 졸업식에서는 개교 이후 처음으로 고 김상조씨에 대한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이 열려 장내를 숙연케 했다.

2001년 7월 학교에서 마련한 행사에 참여, 김녕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진 후배를 구하다 목숨을 잃은 김상조씨는 당시 동물자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상조가 직접 졸업장을 받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늘나라에서나마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이날 명예졸업장을 대신 받은 고 김상조씨의 누나 경희씨(33)는 어머니마저 동생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식사를 거른 채 지내시다 지난해 말 세상을 등졌다며 “상조가 그렇게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어 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자녀를 모두 대학에 보내고 젊은 시절 못다한 학업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을 진학한 40대 주부 정애숙씨(47.원예생명과)는 아들.딸뻘 되는 동기생들을 제치고 농업생명과학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해 눈길을 끌었다.

아내가 잠시 집안일로 미국에 갔다는 정씨의 남편은 “옆에서 지켜봤는데 정말 악착같이 공부했다”며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이렇게 총장상까지 받게 돼 아내보다 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제주대 개교 이후 첫 행정.언론홍보.사회복지를 전공해 ‘3관 학사’ 학위를 취득한 진은숙씨(24.여)는 “나름대로 고충도 있었지만 영원히 기억에 남는 졸업식이 됐다”며 “디자인 분야로 진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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