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내 버스 전용 고가도로가 당초 설계 의도와 달리 렌터카들의 진입 도로로 전락하면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1일 제주국제공항 3층에는 두 갈래로 나눠진 고가도로 진입로가 설치된 가운데 왼쪽은 버스, 오른쪽은 승용차량이 통행하도록 안내되고 있었다.
하지만 4~5대의 렌터카가 줄지어 굉음을 내며 버스 전용 고가도로에 진입, 관광객들이 하차하고 있는 버스 옆을 스치듯 쏜살같이 지나갔다.
현장에는 10분 동안 이 도로를 지나가는 렌터카만 해도 20여 대에 달할 만큼 통행이 잦았으며, 제한속도 30㎞/h를 무시한 채 빠른 속도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운전자들은 렌터카 대여 공간에 차를 주차하는 업체 직원들이 대다수였으며, 일부 차량에서는 렌터카 업체의 유니폼을 입은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문제가 되는 이 고가도로는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2012년 교통 분산으로 차량 정체를 줄이고자 버스 전용 도로로 개설한 구간.
하지만 도로교통법 상 버스 전용 도로로 고시되지 않다보니 승용차가 이 도로에 진입해도 관련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이는 곧 ‘말로만’ 버스 전용 도로라서 렌터카의 진입을 법적으로 막을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자치경찰 역시 버스 전용 도로에서 과속을 일삼는 렌터카를 보고도 단속을 할 수 없어 사실상 계도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관과 협의해 이 고가도로를 버스 전용 도로로 법적 고시하거나 과속을 막기 위한 단속 카메라 설치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공항공사 제주본부 관계자는 “렌터카 업체에 고가도로 이용 자제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과속 단속 카메라와 과속 방지턱의 설치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