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는 최고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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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에게 공부를 시키던 중이었다. 동생은 꾀를 부리며 어떻게 하면 금방 끝낼까 싶은 마음으로 잘 안 하는데 형은 이 정도면 그만하겠다고 할 만큼 많이 했는데도 여전히 욕심내며 하고 있다. 이때 어머니가 형에게 “와,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다니 대단하다! 최고다!” 하고 칭찬해 줬다. 그랬더니 동생이 “엄마, 나는 최고 아냐?” 하고 묻는단다. 최고라고 칭찬해 주면 더 잘 하려는 마음이 안들 것 같고, 그렇다고 칭찬 안 해주면 아이가 이 만큼도 안하겠다고 할까 봐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우선, 형에게 칭찬하는 의도가 동생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어쩌면 어머니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 형의 모습을 동생이 본받았으면 해서 의도적으로 형을 칭찬한 거라면 그것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 동생이 벌써 그런 눈치를 채고 먼저 공격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형이 동생 나이 때는 어떠했는지 생각하지 않고 단순 비교하는 것이라면 더 대답을 잘 해야겠다.

 

칭찬을 받은 사람은 칭찬받았다는 것 때문에 힘이 나고 더 열심히 하고 싶어지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다른 일에도 조금 전의 칭찬의 여운이 남아있어서 더 모범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라는 아이들에겐 칭찬은 어떤 보약보다도 더 강력한 긍정의 힘이 된다. 그런데 본인은 이렇다 하더라도 주변의 다른 사람에겐 그 칭찬이 어떻게 보일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부를 하는데 형처럼 열심히 하지 않았던 동생 입장에서는 어머니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아도 괜히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럴 때 마침 형에게 칭찬이 쏟아지면 약 오르는 마음도 있고, 조금 삐딱한 마음도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엄마, 나는 최고 아냐?”하고 넘겨짚어 본 것이다. 이 동생은 건강한 마음이기 때문에 이럴 수 있다. 이러다가 자꾸 자신은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다음부터는 속으로만 ‘그래! 형만 늘 최고지. 나도 나름 열심히 했는데 그것도 몰라주고…’하며 서운해 할 수 있다. 지금 아이가 “엄마, 나는 최고 아냐?” 하고 묻는다는 것은 동생도 어머니의 인정을 받고 싶다는 다른 말이기도 하다.

 

이럴 때 형은 이미 스스로 잘 했다는 자긍심이 가득하기 때문에 꼭 칭찬의 말을 해주지 않아도 되지만 동생은 어머니의 어떤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어머니의 한 마디가 더욱 중요하다. 이럴 때는 살짝 안아주면서 말하면 더 효과적이겠다.

 

“응~ 당연히 동생도 최고지. 우리 00도 형 나이가 되면 집중도 더 잘 할 수 있거든. 엄마는 너희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아주 많이 행복하단다.” 이렇게 대답해준다면 아이도 다음엔 형처럼 욕심내서 하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아이가 잘 할 때까지 참고 기다려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기 때문이다.

 

칭찬은 순수해야 한다. 다른 어떤 의도도 갖지 않고 칭찬할 때 그 의미가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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