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리더스보전포럼이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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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는 ‘지구촌 환경올림픽’으로 불리우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환경회의에 걸맞게 국내·외에서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개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1948년 첫 총회를 개최한 이후 60여 년 WCC 역사상 처음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열려 주목을 받았는가 하면 세계 180여 개국의 1150여 개 정부기관과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 1만여 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여기에 WCC 사상 최초로 개최지의 이름을 딴 ‘제주선언문’이 채택돼 생물 다양성 보전과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식량 안보 등 21세기에 직면한 지구촌 문제 해결에 공동 노력해 나갈 것을 다짐하는 의미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제주도 입장에서는 곶자왈 보전과 세계환경수도 조성 등의 ‘제주형 의제’ 5건이 모두 채택되면서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빛나는 청정 제주 브랜드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이면서 ‘세계환경수도’ 도전이라는 비전을 만들어냈다.

 

특히 제주 WCC에서 처음 시도돼 관심을 모았던 ‘세계리더스대화’는 리더스포럼 형태로 발전시켜 정례적으로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돼 ‘제주선언문’ 을 통해 공식 발표됐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환경부, IUCN 등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국제회의인 ‘세계리더스보전포럼’으로 구체화됐고, 그 출발점으로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 간의 일정으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2015 세계리더스보전포럼’이 열렸다.

 

‘자연에서 평화와 공존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는 잉거 앤더스 IUCN 사무총장과 크리스토퍼 브릭스 람사르협약 사무총장 등 환경분야 국제기구를 이끄는 리더급 인사들이 참가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하며 담론의 장을 펼쳤다.

 

이번 포럼을 개최한 환경부는 “지구촌이 처한 환경 문제에 대한 해답을 자연에서 찾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도 역시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세계리더스보전포럼에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제주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와 달리 이번 포럼은 결과적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제대로 된 관심을 받지 못한 데다 주목을 이끌어 낼만한 뚜렷한 환경 이슈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무엇보다 이번 포럼의 공식 프로그램인 전문가 세션과 리더스 대화의 주제 설정에 있어 WCC에서 호평을 받은 제주의 청정자연과 미래 비전을 부각시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을 더욱 크게 만드는 대목이다.

 

제주도는 WCC 성공 개최 이후 정례적으로 열리는 세계리더스보전포럼을 통해 제주를 지구촌 환경을 논의하는 중심지로 만들어 세계환경수도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특히 성공적인 포럼 개최를 통해 세계적인 환경포럼으로 육성해 나가는 비전도 의욕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포럼은 기대와 달리 갈 길이 먼 현주소를 보여줬다. 사전 준비에서부터 의제 설정, 진행 방법은 물론 마무리 단계까지 이번 포럼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개선 과제를 실행해야 한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세계적인 환경포럼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특단의 대책 없이는 세계환경수도 비전도 결국 허상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태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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