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그림 같은 언덕과 푸른 바다의 조화…해안 절경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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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코지
     
   
섭지코지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해수욕장에서 바다를 향해 튀어나온 곳으로 앞으로는 짙푸른 망망대해, 뒤로는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이곳은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코스로 자리잡은 가운데 저 멀리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보인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그림 같은 언덕과 푸른 바다가 조화를 이룬 섭지코지는 해안 절경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경승지로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방문 코스다.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에 위치했으며 신양해수욕장에서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와 약 2㎞에 걸쳐 뻗은 자루 모양을 하고 있다. ‘코지’는 바다로 돌출된 지형인 ‘곶’의 제주방언이다.

 

탐방로 입구로 들어서면 언덕 위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이 길손을 맞이하는데 초원 위에서 유유자적 노니는 그 모습이 무척이나 목가적이다.

 

말들을 뒤로하고 좀 더 걸으면 넓고 평평한 언덕 위로 돌로 만든 협자연대가 세워져 있다. 연대는 과거 횃불과 연기를 이용해 급한 소식을 전했던 봉수대의 일종이다. 협자연대는 높이 3.1m, 가로·세로 약 9m의 정방형으로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연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일명 ‘붉은오름’이라 불리는 봉우리가 봉긋 솟아있다.

 

이 오름은 정상에 있는 하얀 등대가 짙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정취를 연출해 섭지코지의 백미로 꼽힌다. 등대까지는 계단이 조성돼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등대 난간에 올라서면 앞쪽으로는 짙푸른 망망대해가, 뒤쪽으로는 드넓은 초원이 한눈에 들어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바위로 변한 용왕의 아들=등대 아래 해안절벽으로 거대한 기암괴석이 눈에 띈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는 이 거대한 암석은 ‘선돌’ 또는 ‘선녀바위’라고 불린다. 높이는 약 30m, 둘레는 15m 정도로 색깔은 흑회색을 띤다.

 

‘서 있는 돌’이라 해 선돌이라 불리는 이 바위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아주 먼 옛날 이 곳은 선녀들이 목욕을 하는 곳이었다. 어느 날 동해 용왕의 아들이 우연히 목욕을 하던 선녀들을 보게 됐고, 그 미모에 반해 다가가다가 그만 선녀들에게 들키고 만다. 선녀들은 깜짝 놀라 날개옷도 제대로 걸치지 못한 채 하늘로 올라갔다. 선녀들의 흐트러진 모습을 본 옥황상제는 크게 노해 이들에게 금족령을 내렸다.

 

선녀들을 보지 못하자 용왕의 아들은 상사병에 걸려 몸져눕고 말았다. 그런데 어느 점쟁이가 이르길 “매일 밤 선녀들이 있던 자리에서 100일 기도를 드리면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용왕의 아들이 그 말을 따라 기도를 드리기를 99일. 마침내 마지막 100일째 날 기도를 드리려고 설레는 마음으로 용궁 문을 나섰다.

 

그런데 이게 웬 조화인가. 잔잔했던 바다에 거친 바람이 일더니 요동을 치는 것이었다. 집채만 한 파도를 헤치며 섭지코지에 도착했지만 이미 하루가 지나 동이 트고 있었다. 용왕의 아들은 절실한 마음에 저물어 가는 달을 잡아보려 바다를 박차고 뛰어 올랐으나 허공에 손만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이 광경을 본 옥황상제는 그 애절한 사랑을 깨달았음인지 용왕의 아들을 그 자리에서 돌이 되게 하고 선녀들의 금족령을 풀어줬다고 한다.

 

섭지코지는 도보로 1시간30분 정도면 한 바퀴 돌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 받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온전히 눈에 담기 위해서는 일정을 넉넉하게 잡고 여유롭게 산책을 즐겨보는 것이 좋다.

 

 

   

▲일출 명소 ‘광치기 해변’=섭지코지를 나와 성산일출봉 방면으로 향하면 제주의 일출 명소 ‘광치기 해변’을 찾을 수 있다.

 

올레길 1코스 종착점이자, 2코스 시작점인 이곳은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해가 장관을 이뤄 해돋이객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드라마 ‘맨도롱 또똣’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연인들 사이에서 더욱 입소문을 타고 있다.

 

썰물 때 드러나는 속살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물이 빠지면 용암류가 흘러들어 생성된 퇴적층이 드러나는데 이끼가 잔뜩 껴 독특한 색을 띤다. 드넓게 펼쳐진 이 퇴적층이 에메랄드 빛 바다와 어우러지는 모습은 절경 자체다.

 

해변 한 쪽에는 승마체험을 위한 말들이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말 등에 올라 해변을 한 바퀴 거닐며 여름 바다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강민성 기자 kangm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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