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식당 예절-자녀 동반 부모 나몰라라 '꼴불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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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족과 함께 제주시지역 한 식당을 찾아 저녁식사를 하던 회사원 강모씨(38)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5명의 아이들을 동반한 여성들의 모임 옆 좌석에 자리를 잡았는데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식사 도중에 아이들이 테이블 사이를 뛰어다니며 떠드는 것은 물론 자신의 자리로 와 수저통을 만지기까지 했지만 이를 말리는 엄마는 아무도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식당 주인이 아이에게 주의를 주자 아이의 엄마는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지으며 주인을 쳐다보더니 큰 소리로 자신의 아이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강씨의 불편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 일행 중 한 엄마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유아의 기저귀까지 갈자 강씨의 인내는 한계에 달했고, 결국 말다툼으로까지 번져 모처럼 가족 식사를 망쳐버렸다.

 

강씨의 경우처럼 식당을 찾았다가 식사 예절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불편함을 겪었던 경우는 허다하다. 제주시지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조모씨(36·여)는 자녀를 동반한 손님들로부터 겪었던 경험을 말하며 한 숨을 내쉬었다.

 

조씨는 “아기가 토를 했는데 엄마는 카페 측에서 당연히 치워야 한다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머그잔에 아이의 오줌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어디까지 참아야 하고 내가 왜 카페를 운영했을까 하는 후회가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외식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으면서 식당에서의 예절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도 남을 배려하는 문화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종업원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물론 호통 치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최근 한 포털에서 식당 근무를 경험한 아르바이트생들을 대상으로 ‘식당에서 꼴불견 손님’을 설문 조사한 결과 ‘떠들고 버릇없이 구는 아이를 제지하지 않는 손님’, ‘음식물에 침을 뱉는 등 지저분하게 먹고 가는 손님’, ‘주사를 부리는 손님’, ‘주위에 신경 쓰지 않고 떠드는 단체 손님’ 등이 꼽혔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또 다른 식당 공해도 생겨나고 있다. 음식이 나오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인증 샷까지 찍으며 주변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반복되는 소음으로 타인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손님들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식당에서 종업원이 아무렇지 않은 듯 물수건으로 식탁을 닦고는 물기가 가시지 않은 식탁 위에 수저를 놓는가 하면 음식을 주문하는 데 “우리 식당은 OO이 맛있다”며 음식을 고를 권리를 박탈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식의 좀 더 품위 있게 하려면 손님과 종업원이 서로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며 “또 다른 손님들에 대한 배려심을 가져야 나 자신도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대영 기자 kimdy@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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