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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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2016학년도 수시 모집 요강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대교협이 발표한 주요 사항을 보면 올해 전국 4년제 대학은 수시모집으로 24만 976명을 뽑는다. 이는 전체 모집 인원(35만 7287명)의 67.4%에 해당한다. 지난해 65.1%보다 2.3%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전형유형별 모집 인원은 ▲학생부 교과전형 13만8054명(57.3%) ▲학생부 종합 전형 6만7231명(27.9%) ▲논술 위주 전형 1만5197명(6.3%) ▲실기 위주 전형 1만7117명(7.1%) ▲기타 전형(재외국민) 3377명(1.4%) 이다.

 

전문가들은 변별력이 떨어진 이른바 ‘맹물수능’으로 인해 대학이 정시모집에서 우수한 학생을 뽑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즉 수능의 변별력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실시된 모의평가에서는 문과를 중심으로 변별력에 비상이 걸렸다. 국어 B형과 영어는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정도로 쉽게 출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국어B형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문과의 경우 변별력이 있었지만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수학 B형을 제외하고는 만점자 비율이 1%를 넘어섰다. 정부가 사교육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하면서 수능 변별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대학들은 우수한 학생들을 선점하기 위해 정시보다는 수시 인원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수시 인원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은 ‘죽음의 4각형’에서 허덕이고 있다. 내신, 비교과, 논술, 정시 이 4각형 안에서 많은 학생들의 고민을 하고 있다. 현행 대입제도 안에서 원서를 쓰기 위해서는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자 주변의 한 고3생은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아니라 죽음의 4각형이다. 솔직히 4가지 중 어느 한 가지를 쉽게 포기할 수는 없고 네 가지를 다 준비하자니 힘들고 갈등하고 있다”고 말한다. 솔직히 현재 대입제도 하에서 어느 한 가지를 포기한다는 것은 참 힘들다. 특히 자신의 미래가 달려 있는 시험을 눈 앞에서 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학생은 “차라리 수능에서 변별력이 있어서 수능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 편하겠다”라고 하소연했다.

 

국어 사전에서는 변별력을 사물의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을 가리는 능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평소 기자가 존경하는 한 선배가 이 변별력에 대해 일침을 가한 적이 있다. 그 선배는 “변별력이 없는 시험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 시험이란 것은 결국 그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인데 변별력이 없다는 것은 출제자가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다”라고 변별력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선배는 단순히 시험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변별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제주 관광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졌던 선배는 “제주가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도 변별력이 필요하다”며 “변별력이 없는 제주 관광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현대 사회에서 어떤 부분에서든 남과는 다른 변별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든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든 자신만의 강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기자는 선배가 이런 의미에서 변별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휴가철이다. 메르스의 공포가 사라지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전국의 휴가지를 찾고 있다. 제주 역시 많은 관광객들이 입도하고 있다. 과연 제주는 어떠한 변별력으로 이들을 만족시키고 있는가. 대입은 매년 그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이 바뀌지만 제주도는 다른 지방자치단체, 아니 더 나아가 외국의 수많은 관광지와 매년 시험을 치르고 있다. 그 시험에서 남다른 변별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볼 때다.

부남철 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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