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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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서귀포지사장
   
제주도의 넓이는 1849㎢이다. 사실 이런 수치로는 감이 제대로 오지 않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평’으로 환산해야 한다. 대략 6억 평이다. 서울(2억 평)보다 3배 넓다. 남한 전체는 300억 평이다. 제주의 땅은 남한 전체로 볼 때 2%에 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에 대해선 누구나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제주도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고. 2% 이상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제주 땅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소유 지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제주도 전체 면적 중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는 땅은 1%대를 넘어섰다. 정확히 말하면 1.12%이다. 법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소유한 토지면적은 20.8㎢로, 이를 평으로 환산하면 630만 평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2.4배라고 하면 제주 땅 1%의 규모도 대단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때 북한 당국이 중국과 합작해 개발을 추진키로 했던 압록강 변 황금평(11.4㎢)을 두 개 합친 것에 가깝다.

▲‘1’은 수량적 의미 못지않게 출발을 알리는 상징을 담고 있다. 1에 1을 차례로 더하면 모든 자연수를 만들어 간다.

인간도 한 살에서 시작한다. 거대한 태산도 한 줌의 흙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한 줌의 흙을 보잘것 없다며 내팽개쳤다면 어찌 태산이 될 수 있겠는가. 큰 강이 하나하나의 작은 물줄기를 품지 않고 어찌 바다로 흘러갈 수 있는 세력을 만들겠는가.

이런 1이 ‘상위 1’로 포장되면 경외감의 대상이 된다. ‘넘버 1’ 소리에 전율을 느끼지 않을 강심장의 소유자가 과연 몇이나 있는가. 돈 놓고 돈 먹는 상황이 반복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 위력은 대단하다. 많은 것이 상위 1%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위 99% 위에서 군림하는 것이다.

“자본은 왕조시대보다 독재적이고, 귀족정치보다 뻔뻔하며, 관료주의보다 이기적이다.” 1860년대 당시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이다. 150년이 훨씬 지난 지금 자본의 위력은 더욱 강해졌다. 상위 1%가 세계의 부를 폭풍 흡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 땅 투자자본에 대해 격세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경기 활성화를 위해 들여온 ‘불쏘시개’에 대해 이제는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물 건너 넘어온 자본은 상위 자본이지, 하위 자본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99%가 마음 졸이며 주시하는 것이다. 제주 땅 1% 의미가 결코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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