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부러운 여행
참! 부러운 여행
  • 제주일보
  • 승인 20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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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부모교육 전문 강사>

대학생들의 기말고사가 끝난 6월 말쯤 해서 2박3일 동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을 하신 지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생 손자 넷과 함께 오래 전에 떠나왔던 고향에 가셨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계획을 하시게 되었는지 여쭈었더니 지난겨울 생신 때, 자녀들이 쭉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미리 의견을 내셨단다.

 

2남 1녀를 두고 계신 지인께서는 지금 서울에 사신다. 손자들이 어렸을 때는 외손자들까지 포함해 몇 번 손자들을 대동하고 고향 방문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때는 아직 어려서 선산이 어디에 있는지, 친척이 어떤 분인지 알려고 하기 보다는 뛰어놀기에 바빴기에 마지막으로 손자들과 함께 그들의 뿌리인 선조에 대한 이야기, 선산 참배, 할아버지 어렸을 때 이야기들을 현장에서 한 번 쯤은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으셨단다.

 

한참 할 일이 많아 바쁜 대학생 손자들이 할아버지의 바람을 알고 일정을 맞춘 것도 대단하다고 했더니, 미리 의견을 내고 중간에 다시 일정을 확인했다 하신다. 군대 문제나 취업 준비 등 여러 가지 일들이 걸려있을 시기인데도 한꺼번에 일정을 맞추는 것부터 대단하고 부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만큼 할아버지를 좋아한다는 뜻일 테고, 할아버지의 열정에 대한 존경의 표시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럴 만하다.

 

손자 넷을 앞세우고 고향으로 가시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팔순의 노구에도 정정하게 여행을 다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아 보였는데, 의젓하게 잘 자란 손자들과 함께 고향 동네길을 걷는다면 아마 저절로 뿌듯한 미소가 배어져 나올 듯하다. 개인적으로도 이보다 더 좋은 여행이 있을까 할 정도로….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대답일 것 같아 한 세상 잘 살아오신 모습으로는 정말 잘 어울린다고 본다. 우리가 기대하고 원하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지 않을까? 상상만 해도 참 부러운 모습이다.

 

손자들은 자발적이든, 단지 할아버지가 원해서 응했든 간에 좋은 추억 하나가 만들어진 셈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50대쯤 전후해서 이 기억을 떠올린다면 ‘그때 참 좋았어. 우리 할아버지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내셨을까?’ 하며 감탄하게 될 것이다.

 

방학이다. 어떻게 하면 자녀들에게 좋은 방학을 보내게 할까 고민하는 부모들이라면 한 번 쯤 생각해볼 일이다. 돈 많이 들이며 해외 여행을 가는 것만 좋은 것이 아니다. 주변을 돌아볼 줄 알고 과거를 이해하게 되는 여행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교육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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