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여성 한국화가가 슬레이트집을 앞세워 정서적인 풍요를 표현한 그림들이 전시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소장 양술생)는 제주 출신 여성작가 발굴·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7일부터 3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기억에 낚인 풍경’을 주제로 고은 초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고은의 ‘행복한 이야기’ 연작 20점을 선보인다.
이들 작품에는 20여 년 전만 해도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슬레이트 지붕 가옥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때 그 시절 삶의 여유로움과 소박하지만 따스했던 정서를 표현하려는 작가 의식이 투영된 핵심적인 대상이다.
채색은 전통 기법을 벗어나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따뜻한 파스텔 톤이 화면을 지배하고 있다.
고은은 작가노트를 통해 “아직까지 남은 슬레이트집,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제자리를 지키는 나무와 풀꽃을 통해 예전의 따스했던 감성을 불러내고 싶다”고 밝혔다.
미술평론가 김유정은 “오늘날의 삶이 과거보다 각박하고 공동체보다 개인을 더 내세운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며 “재현된 기억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환기된 기억의 재구성”이라고 평했다.
이번 전시 동안 작가의 지도 아래 ‘한국화로 그려보는 부채 만들기 체험 이벤트’도 진행된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