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에메랄드 빛 바다에 고운 모래가 부서지는 ‘명품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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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성세기해변

 

 

김녕성세기해변은 제주의 크고 작은 해수욕장 가운데서도 명품 해변으로 손꼽힌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위치한 이 해변은 짙은 에메랄드 빛 바다와 고운 모래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특히 해변 너머 줄이어 서 있는 풍력발전기들이 마치 거대한 바람개비처럼 해안을 수놓은 모습은 그야말로 이국적이다.

 

해변의 총 면적은 4만9000㎡, 백사장 길이는 200m이다. 평균 수심이 1~2m로 깊지 않은 편이어서 아이들이 놀기에도 무척 알맞다.

 

물때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밀물일 때는 눈이 부실만큼 짙푸른 바다가 인상적이고, 썰물일 때는 물속에 숨겨져 있던 화산 퇴적층이 속살을 드러내 장관을 이룬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검은색을 띤 초록색을 띤 퇴적층과 깨끗한 바다가 더해진 경치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카메라를 들게 만들기 충분하다.

 

▲금속공예의 꽃이 핀 마을=김녕성세기해변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만끽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김녕 마을이 시작되는 올레 20길 시작점부터 성세기해변까지 총 3㎞에 걸쳐 금속공예 작품들이 집 벽에, 마을 건물 벽에, 길에 달라붙어 있다.

 

김녕초·중학교 요트부가 사용하는 창고는 훌륭한 전시물로 탈바꿈했고, 평범했던 담벼락에는 커다란 날개가 돋아났다. 이밖에 엄마 손을 잡고 울고 있는 아이, 원더우먼의 모습을 한 해녀 등 개성이 넘치는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녕마을은 올해 3월 ‘GNG 아트빌리지-고장난 길’이란 프로젝트를 통해 금속공예 문화마을로 조성됐다. 한국농어촌공사의 지원을 받아 17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모두 34개의 작품이 설치됐다. 작품의 주제는 모두 제주다.

 

‘고장난 길’이란 묘한 이름도 의미가 있다. 제주어로 ‘고장’은 ‘꽃’을, ‘난’은 ‘핀’을 뜻하니 ‘꽃핀 길’이 되는 셈이다.

 

▲궤네기또와 돗제=김녕 마을에는 다양한 전설이 전해지는데 그 가운데 ‘궤네기또’의 이야기가 특히 흥미를 끈다. 바로 마을 전통 행사인 ‘돗제(豚祭)’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궤네기또는 송당리 본향신인 소천국(남신)과 백주또(여신)의 여섯째 아들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 의해 무쇠함에 갇힌 채 동해 바다로 버려졌던 궤네기또는 바다를 떠돌다 용왕국에 다다른다. 용왕국의 대왕은 어린 궤네기또가 장차 천하의 명장이 될 것이라 여겨 자신의 막내딸과 혼인을 시킨다.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련은 영웅의 숙명인 듯 궤네기또는 또다시 버림을 받아 무쇠함에 넣어져 바다를 헤매게 된다.

 

이후 장성한 궤네기또는 강남천자국이란 곳에 이르게 되고 그곳 천자의 눈에 들어 장수의 길을 걷게 된다. 나라를 괴롭히는 오랑캐를 무찌르고 세상을 평화롭게 하자 천자는 그 공적을 치하해 그에게 땅을 내리고자 했다. 그러나 궤네기또는 이를 사양하고 고향인 제주로 돌아오게 된다.

 

제주로 돌아온 영웅은 마침내 김녕 마을의 신당(神堂)에 좌정을 하게 되고, 이후 마을 사람들을 이곳에서 돼지를 잡아 제를 올렸다고 한다.

 

김녕중학교 남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300여 m를 가면 큰 나무 하나가 눈에 띄는데 이 나무 아래로 용암동굴이 있다. 이곳이 바로 궤네기당이다.

 

조선시대까지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돗제를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4·3 사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더 이상 당에 다니지 못하게 되자 이후로는 각 가정에서 돗제를 지냈다.

매년 가정 단위로 이뤄지던 돗제는 2013년부터 지역 지질자원과 마을문화를 융합한 지질문화축제로 변모했다.

 

축제 참가자들은 제사에 쓰인 돼지고기와 몸죽 등을 나눠 먹으며 마을 공동체 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제주의 지질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올해 돗제는 오는 10월께 열릴 예정이다.

 

강민성 기자 kangm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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