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융성, 지역 디스카운트 해결이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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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규.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문위원
   
코리아 디스카운트라(Korea discount)는 말이 있다. 이는 예전 한국 경제의 불투명성, 불확실성을 근거로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하면서 붙여진 수식어 이다. 이 수식어는 주식 시장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처 메이드인 코리아(Made in Korea)의 저평가를 대변해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 수식어를 좀처럼 듣기 힘들다. 한국이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결론인데, 상승의 중요한 견인차 중 ‘한류(韓流)’라고 말하는 부분을 크게 부정하는 사람이 없을 듯하다.

필자 역시 ‘한류’를 실감했던 사례가 있다. 2년 전, 중국 광동지역에 자사의 애니메이션 ‘뭉게공항’의 완구를 수출한바 있는데, 그 당시 한국어 포장의 완성품에 대하여 중문(中文)으로 다시 포장해야 하는거 아닐까? 라며 수출 단가 상승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중국의 대형마트 담당자는 “무슨 소리냐 한국어가 표기 되어야 중국 상품보다 높은 가격이라도 소비자가 선택한다. 새로운 포장을 할 필요가 없다” 라고 하여 일정 부분 단가를 절감 할 수 있었던 경험이 있다.

이렇듯 국가나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는 모든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할 수 있다.

반면, 국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탈출 하였으나 지역에서 콘텐츠 기업을 운영하는 현실에서는 지역의 디스카운트가 여러 가지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비단 필자의 회사뿐만 아니라 지역의 ICT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듣게 되면 지역 디스카운트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공공입찰이나 국고 지원사업 신청에서 지역의 기업들은 지역 디스카운트의 높은 장벽을 실감하게 된다. 요즘은 일부 공기관에서 심사 시 지역 업체 가점부여를 통해 이를 해소해 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기엔 많이 부족해 보인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역의 자치단체나 공기관에서도 지역 디스카운트가 발생한다. 입찰이나 용역에서 용역금액이 낮은 것은 지역 업체에서 참여할 가능성이 있지만 대형 사업의 경우 수도권 기업의 차지가 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 된지 오래라는 부분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위 사례가 지역 기업의 역량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정량적인 문제라고 한다면 정성적인 문제는 우리와 아주 가까이에 있다.

업무상 해외 전시회나 박람회를 참가하는 경우가 많은 필자는 외국 기업과 비즈니스 할 때 그 기업의 소재지가 수도가 아닌 지역이라도 그렇게 지역 기업에 대한 선입견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경험에, 왜 한국에서는 그런 현상이 더욱 심하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고민 얻어낸 결론중 하나, 대부분 지역이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였다라는 점이다.

필자 역시 외국 파트너가 춘천을 잘 몰라서 ‘배용준’, ‘겨울연가’ 촬영지라고 어렵게 이해를 시킨 적이 있다. 물론 하나의 예를 들은 것이고 모든 원인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지역 디스카운트의 문제는 지역 업체 특혜와 같은 단기적 해결방안으로는 해소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거시적 관점의 지역 브랜드 가치 재고의 정책을 통해 국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이 문제에 대응해 나아가야 된다. 이 문제를 계속 방치할 경우 지역 기업들의 성장이 저해됨은 물론이고 신규 기업과 인력의 창출이 어려워지며 나아가 지역 문화 콘텐츠산업의 기반이 위태해 질 것이 자명한 일이다. 이는 현 정부가 추구하는 문화융성 내에 지역 균형 문화 발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첫 걸음이자 근본(Foundation)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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