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유치와 K리그
U-20 월드컵 유치와 K리그
  • 김문기 기자
  • 승인 201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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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U-20 월드컵(FIFA U-20 World Cup)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 중 월드컵 다음으로 규모가 큰 대회다.

2년마다 열리며 우리에게는 1983년 멕시코에서 박종환 감독이 ‘4강 신화’를 일궈내며 잘 알려진 대회이기도 하다.

1977년 튀니지에서 시작돼 2년 주기로 열리다가 1981년 호주 대회부터 FIFA의 공식 대회로 자리잡았다. 대회 초반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로 불리다 FIFA가 대회 의미를 격상시키기 위해 2007년 캐나다 대회때부터 ‘월드컵’ 명칭을 붙였다.

이 대회는 성인 무대 진입을 눈앞에 둔 세계 각국의 유망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로 세계 유수 클럽 스카우트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장이기도 하다.

대회 최다 우승국은 아르헨티나(6회)이며, 브라질(5회)이 뒤를 잇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1999년)과 카타르(1981년)가 준우승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우리나라는 멕시코 4강신화에 이어 1991년 포르투갈 대회 때는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8강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하다가 2009년 이집트 대회에서 8강에 오르며 다시 주목을 받았고, 2011년 콜롬비아 대회 16강, 2013년 터키 대회에서는 다시 8강에 진출했고 올해 열린 뉴질랜드 대회에서는 아쉽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9월 25일 오전 서귀포시에 낭보가 날아왔다.

FIFA가 U-20 월드컵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2017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월드컵 개최도시로 서귀포시를 비롯해 천안, 대전, 인천, 전주, 수원 등 6개 도시를 발표했다는 소식이다.

서귀포시는 월드컵 개최도시 발표 당일 오전부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FIFA가 2013년 12월 우리나라를 2017년 대회 개최국가로 선정한 이후 대회 유치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 온 결과라고 자평했다.

현을생 서귀포시장은 당시 “2014년 월드컵 유치 추진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월드컵 성공 유치 결의대회 등으로 유치 열기를 고취시켜왔고 대한축구협회 사전 실사와 FIFA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실사를 앞두고 범시민적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현 시장은 또 “세계적인 스포츠 빅 이벤트를 유치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준 서귀포시민과 도민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FIFA U-20 월드컵은 서귀포시가 축구에 대한 열정, 축구 전용경기장, 교통시설 등 흥행 3박자를 모두 갖춘 축구의 중심 도시이자 스포츠 메카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 시장의 말과 달리 서귀포시를 축구의 중심 도시로 내세우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 관중이 2만명이 들어오면 오렌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겠다.”

2012년 당시 박경훈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의 파격 공약에 팬들이 환호했다. 오렌지색은 제주의 상징이다.

박 감독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과감한 공약을 내걸었지만 아쉽게도 지휘봉을 내려놓은 2014년까지 그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관중 1만명이 모이는 날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홈경기가 치러지는 날마다 텅빈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제주 축구 열기의 현실이었다.

관중 수만 놓고 볼 경우 축구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과 열기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FIFA U-20 월드컵을 유치했다고 서귀포시가 명실상부한 아시아 축구의 메카라고 자랑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FIFA U-20 월드컵 유치를 그동안 무관심했던 축구에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 독일 분데스리가 등 해외 축구리그에서는 백발이 성한 노신사에서 어린 축구팬까지 관중석에서 함께 환호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텅 빈 그라운드에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경기를 치른다고 해도 감흥이 있을 수 없다. 꽉 찬 관중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함성에 경기 수준도 비례한다.

FIFA U-20 월드컵 유치를 계기로 제주월드컵경기장에 관중이 가득 들어찬 가운데 K리그 경기가 열리는 날을 꿈꿔본다.
<김문기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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