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예방 나무주사 비싸 예산 확보 선결 과제
▲ 한라산 경계지역인 해발 620m 관음사 탐방로 인근에 있는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돼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 |
1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한라산 경계지역인 해발 620m 관음사 탐방로 인근에서 재선충병이 감염된 소나무 17그루를 발견했다.
솔수염하늘소는 재선충을 몸에 지니고 있는데 소나무 속으로 들어간 재선충은 섭씨 25도에서 창궐하지만 평균 기온이 이 보다 훨씬 낮은 해발 600m 이상 고지대에는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온난화로 제주지역의 경우 서식지가 올라가면서 한라산 경계까지 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산은 해발 600~1500m 사이에 1324만㎡ 규모의 소나무숲이 분포하며, 이는 제주도 전체 소나무숲 면적(1억6284만㎡)의 8%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한라산 경계인 해발 600~650m에 있는 소나무 3만~4만 그루에 나무주사를 주입해 방어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방어선을 따라 재선충병을 산에서 중산간 및 해안 방향으로 밀어낼 계획이다.
문제는 나무주사 사업에 필요한 예산 확보에 달렸다. 일본에서 제조한 나무주사는 7년 동안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서 한 해 살이 재선충을 사실상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그루 당 10만원이 들면서 3만 그루에 주입할 경우 30억원이 소요돼 한라산 경계에 있는 소나무마다 주입하기에 부담이 되고 있다.
반면, 2년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나무주사는 7000원으로 주입 대상은 확대할 수 있지만 방제기간이 짧은 단점이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은 문화재청으로부터 국비 7억원을 확보, 오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소나무에 나무주사를 주입할 계획이나 10만원짜리와 7000원짜리 중 어떤 주사를 놓을지 결정하지 못했다.
김창조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일본은 천왕궁에 있는 소나무 보호를 위해 7년간 감염을 차단하는 나무주사를 놓고 있다”며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을 보호하기 위해 그루 당 10만원이 소요되는 나무주사를 주입하는 것이 당연함에 따라 추가 예산을 확보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라산국립공원은 11월 말까지 한라산과 그 경계지역에 있는 소나무의 정확한 개체수와 감염목 및 고사목을 확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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