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김만덕의 나눔 정신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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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준. 前 제주문인협회장/작가
요즘 소설 ‘객주’를 재해석한 TV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객주는 객지상인에 대한 모든 행위의 주선인이라는 뜻을 갖는 객상주인(客商主人)의 준말이다. 객주는 위탁자와 그 상대방 사이에서 간접매매하고 그 대가로 구전을 받는 위탁 매매업을 담당하는 게 주 업무였지만, 부수 업무로 위탁자에게 무상 또는 실비로 숙박을 제공하는 여숙 업무, 화물을 가진 사람이나 살 사람에게 대금 입체나 자금 제공 등의 금융 편의를 위한 금융 업무, 각종 화물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 업무, 그리고 화물 운반을 위한 마차나 마방(馬房) 또는 선박을 알선하는 수송 업무를 맡았다. 객주는 그 역할에 따라 큰 자본을 중심으로 금융업을 주로 하는 환전 객주, 길 가는 나그네만을 치르던 보행 객주, 이 모든 업무를 종합적으로 하는 사람을 물산 객주(物産客主), 또는 물상 객주(物商客主)라 불렀다. 보통 객주라 하면 이들을 말한다. 요즘 말로 식당업, 숙박업, 화물운송업, 유통업, 금융업, 창고업까지 거느린 재벌그룹을 연상케 한다. 객주는 주요 교통지인 역이나 포구 주변에 세워져 경향 각지에서 많은 상인들이 모이기 때문 자연 경제 정보의 광장이 되었다. 우리나라 객주의 시원은 신라시대 부터라고 하는데 제주에서는 18세기 말에 건입포에 세워진 김만덕이 세운 객주가 대표적이다.

지난 5월 김만덕 기념관과 객주가 건입동 부둣가 부근에 건립되었다. 기념관은 현대식 3층 건물로 전시관, 체험관으로 이루어졌는데 아직은 초기 단계라 전시물이 빈약하고 시각 위주로 평면적인 게 아쉬웠다. 건물의 관리와 운영 주체도 공개 모집을 통해 정해졌다고 하는데 앞으로 이 단체의 역할에 기대를 걸어본다. 이 사단법인은 지금까지 김만덕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쌀 만석 모으기, 외국에 만덕학교 세우기 등 많은 나눔 활동을 펴왔다.

차제에 조선 최초의 여성경제 CEO 김만덕의 나눔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두 가지 제안을 한다. 근래 전국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을 대상으로 체험수기를 공모해서 자원봉사의 참뜻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시상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은 나눔 정신의 확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구현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제주에는 나눔 정신을 실천하는 많은 단체들이 있다. 장애인이나 불우한 가정을 돕는 자원봉사 활동 단체, 다문화 가정의 독립을 지원하는 기관과 봉사단체, 헌혈이나 장기 기증을 통해 생명 나눔을 주관하는 단체, 그리고 최근 창립발기인 총회를 가진 기업이 예술가나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제주메세나협회 등이 그들이다.

김만덕기념사업회가 중심이 되어 이들을 산지천변에 모아 축제를 여는 것은 어떨까? 제주에는 많은 축제들이 있지만 ‘나눔과 봉사’라는 주제를 가진 축제가 만들어 진다면 이는 갈등과 불화로 이루어진 사회를 통합시키는 계기가 되고, 세계 인류애를 고양시키는 독특한 축제가 될 것이다. 기부행사 코너에선 헌혈과 장기기증, 쌀 모으기, 적선기금행사, 명사기념품 경매 행사 등이 열리고, 나눔 행사 코너에선 알뜰바자 행사, 자원봉사 활동 구연회, 다문화 가정의 장기자랑, 제주향토음식 시식행사 등을 마련한다. 그리고 예술 코너에선 예술재능기부자들, 메세나의 지원을 받은 예술인들의 작품이 전시·공연 되고, 극장에서 김만덕을 소재로 한 연극이나 뮤지컬을 공연한다면 이는 김만덕의 나눔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뜻 있는 사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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