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추억 만들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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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부모교육 전문강사>

“선생님께 말씀드려야겠네요~. 선생님 덕분에 우리 학교 1학년 어머니들이 무척 좋아하셔요.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어봤다고 감동하시는가 하면 어떤 어머니는 교무실로 음료수를 사오시는 분도 계시거든요. 노력은 선생님이 하셨는데 공치사는 우리 선생님들이 듣고 있답니다.”


지난 번 ‘부모님과의 추억 만들기 1’에서처럼 단지 45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가지고 있는, 혹은 친구에게 빌린 휴대폰으로 부모님께 사랑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던 것인데 그 문자를 보신 어머니들 중에 몇 분이 감사 표현을 해주셨다는 말에 가슴이 뿌듯해진다. 학생들에게 아침에 학교에 와서 휴대폰을 정리하게 될 때마다 ‘엄마, 오늘 하루도 엄마 생각하면서 잘 보낼게요. 엄마도 좋은 하루 되세요. 사랑해요.’ 라고 하라고 했지만 1회성 행사로 끝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혹시 이 글을 읽을 선생님이 계시다면 아침에 휴대폰을 모으는 순간에 ‘1분 효도’를 실천하게 해주시면 어떨까?


“자~, 이제부터 부모님께 문자 보내는 시간이에요. 얼른 문자 보낸 학생은 이쪽으로 가져오세요.” 라고 해주신다면 정말 좋겠다.(없는 학생은 부모님을 떠올리며 마음 속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다짐을 한다)수업 시작하기 전에 엄마를 떠올리며 짤막한 다짐과 함께 ‘사랑한다’는 한 마디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사실은 하루를 제대로 시작하게 될 수도 있다. ‘엄마’라는 말 속에는 자식에 대한 희생이나 바람, 기대 등 이 세상 모든 언어의 대표성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 편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다는 말에는 ‘이게 아닌데.’라는 안타까움도 없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아껴두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과연 나의 아이들도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랑한다’는 말을 날마다 쓰는 건 아니었다. 물론 카톡이나 자주 주고받는 편지에서는 늘 쓰지만 말로 표현하는 경우엔 그렇지 않았음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군에 있는 아들이 저녁 9시 30분이 되면 전화를 걸어온다. 그날 아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우리도 사실은 ‘사랑한다’는 말을 그리 많이 한 건 아니었다고 했더니 “그게 뭐가 어려워서 그러지?” 하는 거였다. 그래서 얼른 “그래, 엄마도 그렇게 생각해. 엄마는 우리 아들 엄청 사랑한다.” 고 했더니 아주 진지하게 “감사합니다.” 하고는 끝이었다. 사랑한다고 하면 ‘저도 엄마 사랑해요!’ 라는 말을 기대했는데 감사하다니….

다음 날, 어제는 감사하다고만 하고 말았다고 굳이 또 말했더니 그제서야


“엄마, 이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로 사랑해요.” 라는 말이 나온다. 더 이상 혀가 굳어지기 전에 자꾸 이 말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도 하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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