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체면)도 없고 쪽팔릴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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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부국장
올해 만들어진 영화 ‘베테랑’은 관람객 1300만명을 돌파한 영화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 줄거리에 공감을 했다는 얘기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마약까지 하면서 하늘 높은 줄 모으고 제멋대로인 재벌 3세 망나니를 일개 형사가 잡아 감옥에 집어넣는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를 본 후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주인공 형사 서도철(황정민)이 했던 얘기다.

“형사가 돈이 없지, 가오(체면)가 없냐”는 말이다.

사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 중에 이 대화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공감했을 것이다.

돈을 밝히는 형사라면 그 재벌 3세 망나니를 잡기 힘들 게다.

영화에서처럼 이곳저곳에서 압력을 받는 것은 물론, 재벌 3세 측이 집사람에게 명품 백과 돈을 주는 것에 손을 들고 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공과 주인공의 집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형사와 형사 부인이라는 가오(체면)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방영한 ‘친구’도 관람객 800만명 이상을 모은 영화다.

친구 몇 명이 모이면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던 고교시절과 이들이 조직폭력단에 가입한 이후를 그린 영화다. 조직폭력을 미화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조폭 세계를 구체적으로 그려냈다는 평도 받은 영화다.

영화에서 준석은 동수에게 잠시 하와이에 나가 있으라는 얘기를 한다. 조직 간 전쟁을 앞둬 친구를 걱정해 한 말이다. 그러나 동수는 “니가 가라, 하와이”라며 하와이행을 거부한다. 결국 동수는 비오는 날 흉기에 수십 차례 찔려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아이가”하며 숨진다.

가끔 주인공 둘 중 한 명이 하와이에 같으면 살인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영화에서 준석은 법정에서 살인교사 혐의를 부정하지 않는다. 나중에 친구인 상택이가 왜 살인교사 혐의를 부정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친다. 그러자 동수는 “쪽팔려서”라고 답한다. 조폭도 거짓말하기에는 쪽팔린다는 얘기다.

▲요즘 형사 서도철과 달리 가오(체면)도 없고 조폭 준석과 달리 쪽팔릴 줄도 모르는 기자를 포함한 직장인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은 가끔 길을 걷다가 뒤돌아볼 일이다. 누군가가 손가락질을 하거나 영혼이 없다며 수군 수군거리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작 본인만 그러한 사실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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