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해역에서 방어가 자취를 감추면서 어민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조업에 나서도 배 1척 당 5마리 이상 낚으면 성공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씨가 말랐다.
방어가 잡히지 않는 데 대해 ‘온난화 현상’, ‘조류 변화’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전문가들도 뚜렷한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어민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25일 모슬포수협에 따르면 최근 1일 평균 방어 위판 실적은 대방어(4㎏ 이상) 10마리 미만, 중방어(1.5㎏~4㎏ 미만) 5마리 미만이고 소방어(1.5㎏ 이하)는 구경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방어 기준으로 하루 100마리 넘게 위판됐던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어민들은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다.
방어와 비슷한 부시리(히라스)의 경우도 1일 평균 230마리(중 부시리 이상) 안팎이 잡히고 있지만 예년만 못한 수준이다.
이처럼 방어가 자취를 감추면서 방어잡이 어민들은 생업에 손을 놓은 상황이다.
조업에 나설수록 기름값과 인건비만 고스란히 버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승진호(8.5t) 선주 강승남씨(69)는 “24일 조업에 나서 대방어 3마리를 잡았는데 배를 가르고 보니 소화가 안된 자리가 가득했다”며 “이는 바다속에 먹이 경쟁이 없을 정도로 방어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모슬포수협 관계자는 “방어잡이 배 80척 중 요즘 조업에 나서는 배는 1일 15척 미만에 불과하다”며 “날씨가 추워지는 제철을 맞아 방어가 낚이지 않아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방어가 품귀 현상을 보이면서 위판액도 대방어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배 이상 뛰었다.
모슬포수협에 따르면 지난 24일 방어 위판액(1마리 기준)은 대방어 11만원으로 1년 전 5만4570원보다 껑충 뛰었고, 중방어도 3~5만원대로 지난해 2만4000원대에 비해 높게 형성됐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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