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가동 앞둔 제주민군복합항의 과제
본격 가동 앞둔 제주민군복합항의 과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 해군기지)이 완공을 눈앞에 두었다. 항만공사 96.5%, 육상공사 87% 등 전체 공정률이 94%다. 이로 볼 때 올 연말 모든 공정이 마무리돼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정부 차원에서 그 필요성이 최초로 제기된 게 1993년이니 22년 만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 그리고 2007년 강정마을이 그 입지로 선정돼 사업을 추진한 지는 8년 만이다. 실로 험난한 여정이었고, 온갖 풍파와 곡절을 거쳐 종착역에 다다랐다.

민군복합항은 명칭대로 관광객들이 찾는 민간항구 역할도 수행하지만, 중추적인 기능은 어디까지나 군사기지다. 해군은 제주 민군복합항이 한반도 해역의 중심에 있고 수심이 깊은 외해(外海)가 항만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유사시 함정의 작전 전개가 가장 용이한 곳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민군복합항의 가동으로 우리 군의 작전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지스구축함이 부산 해군 작전사령부에서 이어도까지 이동하려면 13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제주에서 출항하면 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또한 북한과 군사적 대치가 이어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도착하는 데도 제주가 부산보다 6시간이나 단축된다고 한다.

민군복합항의 완공은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의 해양주권 수호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도든 NLL이든 그 전략적 가치가 증대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제주민군복합항 완공이 갖는 의미가 특별하다 아니할 수 없다. 완공을 앞두고 해군본부가 제주지역의 군 지휘체계를 새롭게 개편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민군복합항의 전략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민군복합항이 외형적으론 제면모를 갖추었으나, 그 간의 과정에서 점철된 첨예한 갈등과 대립은 해소되지 못한 채 엄존하고 있다. 바로 이 부분이 못내 아쉽다. 완공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야기된 상처를 보듬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정부는 제주도가 건의한 강정 주민 사법처리자에 대한 특별사면 조치에 고개를 돌리는 등 사태 해결에 미온적이다. 법과 원칙의 가치도 존중돼야 하겠지만, 그를 기조로만 한다면 민군복합항의 대승적 해법은 요원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