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는 농민에게 독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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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애월문학회 회장
한국과 중국 간의 FTA(자유무역협정) 국회 타결 소식에 농민들은 망연자실(茫然自失) 긴 한숨 뿐 이다. 지금껏 고율 관세 장벽으로 막았어도 이미 국내 농산물 시장에서는 중국산 농산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FTA까지 체결되면 농업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으며, 농민들의 삶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중 FTA 산·관·학 공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농업생산액은 7조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단순히 7조원이라는 산술적 생산액 감소를 언급하지만, 농민의 입장에서 볼 때 향후 10년 안에 320만 농민 중에서 약 30%에 해당하는 농민들이 실업자가 된 것이다.

특히 한중 FTA는 제주의 감귤과 밭작물 농가에는 존폐가 달린 큰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과 FTA 체결로 농업시장이 전면 개방되면 제주도의 생명산업인 감귤은 물론 밭작물의 피해는 치명적이어서 제주농업을 거덜나게 할 수 있다. 현재 감귤과 양배추, 콩, 감자, 당근, 마늘, 양파, 등 제주 주요 작물의 가격은 중국보다 약 3배 이상 비싸다.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산에 맞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중국은 지리적 인접성, 생산과 소비의 유사성 그리고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FTA 체결로 그 피해의 폭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심각하다. 국내 농업은 전면적인 무장해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관세 철폐는 농민에게 독약을 마시라는 것과 같다. 그렇지 않아도 대부분의 농가는 빚에 허덕이고 있다. 우리 농민들이 FTA 독약을 마시고 얼마나 쓰러져야 농업을 보호하겠다고 박근혜 정부가 천명할 것인가. 정말 막막할 따름이다.

박근혜 정부는 농업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농민들은 70년대 새마을운동과 녹색혁명을 주도하여 지금처럼 안정적인 주식(主食)을 확보할 수 있게 피와 땀으로 일구었다. 그리고 1970∼1980년대 산업노동자는 거의 농촌출신이었다. 이들을 저임금으로 부리기 위해 다시 농촌의 피폐(疲弊)를 의도적으로 방치시켰고, 그 책임에는 눈을 감고 있으면서 여전히 농민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 사탕발림으로 보조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보조금은 우리만 주는 게 아니다. 보조금 지급은 세계적인 관행임을 애써 부정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는 우리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 농업보조금을 지원하고 농업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정부에서는 천덕꾸러기에 불과한 농업을 왜 선진국들은 보물단지 모시는 듯 하는가. 그 이유를 모르니 이 정부의 참된 농정이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대개는 미국을 최첨단 기술 강국으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 최고의 농업 강국이다. 미국의 농업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농업 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러한 전통은 지금까지 잘 이어져오고 있다.

농업이 흔들리면 민중의 삶이 무너지고, 농업의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농업이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한중 FTA로 얻은 이익금으로 농촌의 자생력을 키우고 농업을 창조산업으로 발전시킬 묘안을 찾아야 한다. 요즘 제주 감귤농가는 활력을 잃고 실로 우울하고 암담하다. 시장에는 각종 열대 과일로 넘쳐나고 있다.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농가가 웃어야 제주가 행복하지 않을까? 지금 제주 농촌은 소외와 절망의 뒤안길에서 헤매고 있다. 제주도정과, 농협, 농업단체, 등은 지혜와 역량을 총결집하여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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