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플레이스' 제주와 '핫 포테이토' 제2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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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정치부장
‘살기 좋은 섬’ 제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핫 플레이스(Hot Place)’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른 지방에서 제주로 오는 순유입 인구 비율이나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땅값과 집값 상승률이 전국 최상위를 기록, 이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서귀포시 성산읍지역에 대한 제2공항 예정지 발표 소식이 더해져 더 뜨거워졌다. 하지만 지역주민 반발이 확산되면서 ‘핫 포테이토(Hot Potato·뜨거운 감자)’라는 민감한 이슈가 돼 버렸다.

공교롭게도 제2공항 예정지와 인근지역이 상대적으로 도외인들이 소유한 사유지 점유율이 높다는 사실도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 분석 결과 지난달 토지 면적을 기준으로 한 도외인 개인 소유 토지 점유율은 성산읍(47.5%)이 가장 높았고, 인접지역인 표선면(42.0%)과 구좌읍(41.3%)도 도내 평균(32.3%)을 크게 웃돌았다.

제2공항 건설 방안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10일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최종 결과 기존 제주공항 유지와 함께 최적안으로 제시하고, 예정지를 성산읍으로 발표하면서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에 제주도민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 제주도와 도의회, 관광업계 등의 환영 발표로 이어졌다.

하지만 사업 예정지 소식을 기습적으로 접한 온평·신산·난산·수산1리 주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과 생계를 빼앗기지 않을까 불안감 속에 반대대책위원회·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나섰다.

이들은 주민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온평리 주민들은 급기야 지난 22일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결사반대’ 문구가 적힌 붉은 색 머리띠를 두르고 제2공항 건설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제2공항 예정지의 76%, 마을 토지의 45%가 수용되는 제2공항 건설 사업은 마을을 두 동강 낼 것”이라며 “탐라 개국 신화를 간직한 혼인지 마을이 대한민국에서 지워진다”고 주장했다.

또 수산1리 주민들은 제주공항 확충 연구용역팀의 입지 선정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됐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2공항 예정지 서쪽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467호 수산굴과 대다수의 용암동굴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물론 제주특별자치도는 국토부와 연구용역팀 확인을 거쳐 제2공항 예정지 선정과정의 근거 없는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후보지 31곳을 검토한 평가 결과에 따라 정해진 점을 강조했다.

제주도는 수산굴을 포함한 환경문제도 절차에 따라 능력 있는 전문가들이 투명한 검증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보상에 관한 도정의 기본 원칙’을 발표, 제2공항 예정지에 편입되는 성산읍 주민 등 도민들의 생업 보장을 위해 대체 농지와 택지 및 주택 공급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제주 연고가 없는 외지인들과의 차별화된 보상을 강조했다.

제주도는 새해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확대, 주민협의체 구성, 주변 지역 발전을 위한 기본구상 연구용역 착수도 계획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주민과 도민사회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에는 공감하면서도 제2공항 입지 선정 과정, 추진 일정, 재산권 피해 대책, 재원 확보 등에 궁금증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와 연구용역팀이 최종 용역보고서를 근거로 제주에서 공개 설명회를 개최, 여러 궁금증과 논란을 해소시키는 과정이 시급해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제주도가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 초기 단계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함께하면서 국책사업 추진 과정의 새 모델로 만들려는 자세를 더 적극적으로 보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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