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던지는 화두
새해에 던지는 화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양택. 前 탐라교육원장·수필가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한 해가 시작되면 늘 그렇듯이 나름대로 꿈들을 펼친다.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 되면 오죽 좋으랴만, 그렇지 못할 경우가 많다. 옛 성현들은 “세상만사(萬事)는 다 정해졌다. 그런데도 인간들은 헛되이 바쁘게 움직일 뿐이다(萬事皆有定, 浮生空自忙)”라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것을 애써 부인하고, 부질없는 욕망을 채우며 세상을 살아간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미처 알지 못할 뿐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찾으려고 천방지축 날뛰다 보면 풀리기는커녕 점점 꼬이는 수가 허다하다. 경기에 이기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정해진 룰을 벗어나서도 안된다. 규정을 어기면 자신은 물론이고 팀이 치명타를 입게 마련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도 비슷하다. 자신의 일상궤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참된 삶을 살아가는 길에는 세 가지 없는 것이 있다고 한다.

첫째, 사람이 살아가는 데 정답이 없다는 그것이다. 사람마다 삶의 방식이 다르고 생각도 다르며,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이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만이 삶의 정답이라고 고집을 부린다. 남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로 나의 생각이 있으면 남의 생각도 있고, 나의 삶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삶도 있는 법이다.

회의를 할 때나 모임에서 자기 주장만을 고집한다면 다른 사람의 의견은 틀리다는 말밖에 될 수가 없다. 종국엔 흑백논리만 존재한다. 남의 의견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나의 의견과 상대방의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공짜가 없다고 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노력하면 반드시 그 대가가 돌아오게 마련이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존재하겠는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허황된 욕구 속에서 살고 있다. 마치 감나무 밑에 누워 감이 저절로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나의 삶이 반듯하려면 필연적으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자신은 물론 우리가 바라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게 아닌가. 옛말에 ‘대부(大富)는 하늘에서 타고 나고, 소부(小富)는 근면에 있다’고 했다. 부지런하면 소부는 이룰 수 있다는 얘기의 다른 표현이다.

끝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무한한 것은 없다. 우주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의 모든 것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변한다. 시시각각으로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그것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강철 같은 쇠도 세월이 지나면 녹이 슬어 수명이 다하는 법이다. 돌도 모진 비바람에 쓸려 그 형체가 변모한다. 하물며 사람이 어찌 변하지 않겠는가.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서 자신을 돌아보면 심신이 많이 바뀌었음을 실감케 된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해야 한다.

인명재천이요 복도 하늘이 내려 준다고 한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가 돌아오는 게 부메랑이다. 새해를 맞아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자연의 섭리를 따라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방법이 아닌가.

진정한 삶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자문해 보자.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할 때다. 우리 모두 더불어 사는 밝고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