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다랑쉬오름-백문이 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
(1)다랑쉬오름-백문이 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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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오름을 떠나 제주를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제주사람들은 오름에 기대 밭을 일구고 터전을 마련했습니다. 오름에서 살다가 오름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제주인들에게 오름은 영원한 고향이라고 합니다. 제주에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368곳의 오름이 있습니다. 그 오름들의 이야기를 기획시리즈로 매주 1회 연재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훨씬 좋다)

오름은 계절을 탓하지도,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계절에 따라 풍부하면 풍부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내놓는다. 그래서 오름은 제철이 따로 없다. 그저 그 자리에서 오는 산행객을 담담하게 맞이한다. 차가운 바람이 울부짖는 겨울에 찾은 다랑쉬오름 민낯이었지만 당당했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산 6번지에 있는 다랑쉬오름(해발 382m)은 산봉우리의 굼부리가 달처럼 둥글게 보이는 데서 이름이 유래됐다. 높은 봉우리의 의미를 지닌 고구려어의 달(높다·산·고귀하다)+수리(봉우리)가 변화하여 다랑쉬라 불린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름인 월랑봉(月郞峰)은 다랑쉬의 이두(吏讀)식 표기이며, 대랑수악(大郞秀岳)·대랑봉(大郞峰)·월랑수산(月郞秀山)·월랑수(月郞岫) 등으로도 표기되고 있다.

 

다랑쉬는 수많은 오름이 산재해 오름의 고장으로 알려진 구좌읍 관내 여러 오름 중 그 위용만을 따진다면 송당리의 높은오름과 쌍벽을 이룬다. 등성이의 아래는 안·바깥이 모두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한눈에 깔끔하게 들어온다. 풍채 좋으면서 균형 잡힌 몸매로 스마트한 인상마저 준다. 정상에는 둘레가 1.5㎞나 되는 원형 굼부리가 있는데 그 깊이는 한라산의 백록담과 같은 115m이다. 제주의 오름 중 굼부리가 가장 깊은 곳은 가을 억새로 유명한 산굼부리로 132m이다.

 

오름은 제철이 없는 만큼 각종 들꽃이 앞다투지 않고 계절의 순리에 순응하며 아름다움을 피운다. 오름 정상 등성이 오르면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눈길을 일직선으로 뻗으면 우도를 마주할 수 있다. 이름 모를 나무들과 풀밭은 오름 정상의 정겨움을 더해준다.

 

식생은 목본류와 초본류 250여 종이 분포되어 있다. 오름 사면에는 삼나무, 편백으로 조림되어 있으며 곰솔, 비목 등이 자라고 있다. 정상에는 키가 작은 곰솔, 소사나무 등이 있고,  탐방로와 정상 주변에는 초본류가 철 따라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초본류로는 새끼노루귀, 각시붓꽃, 세복수초, 할미꽃, 산자고, 골등골나물, 솔체, 절굿대, 흰바디나물, 산비장이, 엉겅퀴, 당진대, 한라꽃항유, 야고 등이 있다.

▲잃어버린 마을 다랑쉬-다랑쉬오름은 제주 오름 가운데 제주 4?3의 아픔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오름이다. 오름 초입 인근에는 2001년 4월 3일에 세워진 ‘잃어버린 마을-다랑쉬’ 마을 표지석이 있다. 이 표지석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여기는 1948년 11월 4.3사건으로 마을이 전소되어 잃어버린 구좌읍 다랑쉬 마을이다. 다랑쉬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마을의 북사면을 차지하고 앉아 하늬바람을 막아주는 다랑쉬 오름의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둥글게 보인다 하여 다랑쉬라 불렸다는 설이 가장 정겹다.

 

주민들은 산디(밭벼) 피, 조, 메밀, 조 등을 일구거나 우마를 키우며 살았다. 소개(疏開.공습이나 화재 따위에 대비하여 한곳에 집중되어 있는 주민이나 시설물을 분산함)되어 폐촌 될 무렵 이곳에는 10여 가구에 40여 명이 살았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지금도 팽나무를 중심으로 못터가 여러 군데 남아 있고 집터 주변에는 대마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당시 인가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지금은 아름드리 팽나무만이 마을의 아픈 영혼을 보듬어주고 있다.

고동수 기자 esook@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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