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의 별, 노인성 봅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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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택. 서귀포예총 회장
조선조 선조시대 인물 ‘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은 무병장수를 시켜준다는 남극노인성을 보기 위해 제주도를 세 번이나 찾아왔다는 기록이 ‘연려실기술’에 게재되어 있다.

‘토정비결’은 종교를 떠나 우리나라 국민들이 설날에 가장 많이 찾아보는 책이다. 노인성(老人星), 도대체 이 별이 무엇이길래 우리나라 사대부들이 한결같이 동지가 되면 이 별을 보려하였고, 조정에서는 설날, 도화서에 무병장수의 별, 수성노인도를 그리게 하여 임금의 만수무강을 기리고 신하와 백성들의 수명 장수를 축원하였을까. 그리고 조선조에서는 국조오례의에 노인성제를 소사로 구분하여 춘분과 추분, 1년에 두 차례씩 제사를 지내게 했을까. 1702년 제주목사로 부임하여 소위 당오백 절오백을 혁파시키면서도 이형상 목사는 노인성제를 지내겠다면서 조정에 장계를 올렸다.

당시 이형상은 한라호국신사인 광정당에서 기도하던 풍습을 금지시키고, 이 밖에도 신당 129개를 모두 불태워 음사를 철저히 단속하였으나 ‘노인성은 다만 중국의 형악 및 제주의 한라산에서만 나타난다고 우리나라의 역사 및 유현들의 문집에 명백히 실려 기록되어 있습니다. 과연 그런 분야이고 비치는 지역이라면 해마다 향축을 내리고 예에 의거하여 제를 시행함이 타당하다’고 장계를 올린 것이다.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노인성은 별이다. 서양천문에서는 카노푸스라고 하며, 동양 천문에서는 노인처럼 수명을 장수시켜주는 별이라 하여 노인성, 사람의 목숨을 주관한다고 하여 수성(壽星), 남쪽에 있는 별이라 하여 남극노인성이라고 한다. 노인성은 적위 -52도에 있기 때문에 북위 33도에 있는 제주도에서는 동지 전후 각 3개월 씩 6개월 동안만 시간대를 달리하며 남쪽 수평선 위 4도정도의 높이로 떠오르는 별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제주도에서는 한라산 때문에 서귀포에서만 보인다. 노인성은 수평선 정남쪽을 기준으로 27분 방향에서 떠올라 33분 방향으로 지게 되는데, 날씨가 좋으면 최장 4시간 정도 관측이 가능하다.

그래서 서진노성(西鎭老星)이라고 하여 선비들이 서귀진에서 노인성 바라보는 것을 영주12경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이 외에도 서귀포에서는 성산일출봉부터 무릉리까지 정남향을 기준으로 수평선을 관측하는데 장애물이 없으면 볼 수 있다.

노인성에 관한 역사 문헌기록은 1200류가 넘는다. 고려조의 대문장가 이규보를 필두로 김정, 이항복, 정온, 김상헌, 추사 김정희 등 수 많은 선비들이 보고자했던 노인성, 그 노인성이 서귀포에서는 보인다.

서귀포시의 민간단체에서는 이러한 노인성을 문화관광 자원화 하기 위하여 2013년도부터 노인성제를 재현하여 오고 있고, 서귀포예총은 2016년부터 생생문화재활용사업으로 시민과 관광객들 대상으로 하는 노인성 체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은 중국인들에겐 핵심 신앙의 대상이며, 인간의 복록수를 담당하는 삼성 가운데 하나이다. 2003년도 산동성에서는 석산 하나를 이용하여 높이 218m의 노인성을 조성하였고, 장슈성에서는 청동으로 높이 21m 되는 노인성 동상을 설치하고, 각종 캐릭터를 만들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북극성은 망자를 인도하고 남극노인성은 사람의 무병장수를 주관한다고 하였다.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을 활용하여 제주도를 무병장수의 섬으로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켜 나간다면 야간관광의 명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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