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손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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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호. s-중앙병원 응급의료센터장
   
남녀가 처음 만나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호감을 느끼는 과정에 이르면 자연스레 처음하는 스킨십은 손을 잡고 손깍지를 끼는 것이다.

손깍지를 끼는 일은 서로의 온기를 느낄 수도 있고 생리학적으로 우리 몸의 엔돌핀과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생체를 활기차게 만들기도 한다.

남녀의 만남에서 뿐만 아니라 의료계에서도 사랑의 손깍지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길을 가다가 한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을 때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첫번째로 해야 할 것은 119에 신고하는 것이다. 혼자로는 그 환자를 살릴 수 없으므로 목격하는 즉시 119에 신고하면 늦어도 10~15분이내에 119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도와 줄 것이다.

119 구급대원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가 할 것은 다리를 주무르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심폐소생술 중 흉부압박이다. 이때 사랑의 손깍지가 필요하다.

우선 첫 번째 할 일은 환자가 숨을 쉬고 있는 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두 번째, 환자의 젖꼭지와 젖꼭지를 잇는 선의 정가운데를 확인한다.

세 번째, 그 지점에 오른손을 얹는다.

네 번째, 오른손 위에 왼손을 얹고 손깍지를 낀다.

다섯 번째, 이제 그 두손으로 환자의 흉부를 분당100~120회의 속도롤 강하게 압박한다.

이러한 과정으로 흉부압박을 계속하고 있으면 구급대원이 도착하여 기본 심폐소생술을 이어나갈 것이다.

119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 10분 정도의 시간동안 흉부압박이 중요한 이유는 환자가 갑자기 악성부정맥에 의해 쓰러진 것이라면 흉부압박만이 환자의 혈액순환을 도와 줄 수 있다.

하지만 흉부압박없이 가만히 내버려두면 4분 이후에는 뇌 손상이 진행되어 119 구급대원이 도착하여 아무리 기본심폐소생술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소생 환자의 뇌 손상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목격자에 의한 흉부압박이 잘 이루어져 소생된 경우와 흉부압박이 이루어지지 않아 뇌 손상을 막을 수 없었던 경우는 우리가 잘 아는 제주유나이티드 축구선수 신영록 선수와 롯데 자이언츠 야구선수 임수혁 선수의 경우로 잘 대비 될 수 있을 것이다.

신영록 선수는 축구경기 도중 쓰러져 현장에서 흉부압박이 시행되어 회복한 경우다.

반대로 임수혁 선수는 흉부압박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병원으로 이송되어 뇌사상태로 지내다 결국 사망하였다.

이렇듯이 목격자에 의한 흉부압박은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이지만 사실 우리 제주에서는 50%정도의 급성 심정지 환자만이 목격자에 의해 흉부압박이 이루어지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죽은 환자에게 손대기가 무섭다라고 하는 것인데 그 환자는 죽은 환자가 아니라 죽어가고 있는 환자이며 그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목격자 당신 밖에 없다.

가끔 목격자에 의한 흉부압박이 잘 이루어져 소생된 사례가 뉴스에 소개 되곤 한다.

앞으로는 목격자에 의한 흉부압박이 이루어지지 않아 환자가 살아날 기회 조차 갖지 못했다는 것이 세상에 소개될 정도로 목격자에 의한 흉부압박이 일상적인 것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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