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 되면 엉덩이 들썩이는 언론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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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경제부장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권력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영화 ‘내부자들’, 감독판까지 나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는 대한민국의 언론을 쥐고 흔들며 신문논설을 쓰는 이강희, 이강희가 벌여 놓은 판에 앉아 있는 정치인 장필우, 이강희와 장필우를 금전적으로 도와주는 미래자동차 오회장, 그들 밑의 충실한 깡패 안상구, 이들이 벌이는 권력의 먹이사슬을 그려내며 대한민국의 어두운 면을 담고 있다.

이 영화가 본연의 역할과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언론을 겨냥한 영화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언론은 추악한 모습이다.

이 영화에 대해 중앙일보 이하경 논설주간은 칼럼을 통해 “언론이 살아있는 권력과 자본을 목숨 걸고 감시하고 있느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즉답을 주저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만일 제때에 살아 있는 권력과 재벌의 비리를 정공법으로 고발했으면 이렇게 언론이 조롱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 적었다.

언론의 기능은 첫째 사실 보도기능으로 다양한 정보와 소식을 제공해 어떤 구체적인 판단이나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둘째는 여론형성의 기능으로, 독자들이 사건의 전후 사정을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일인데, 이는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는 기능이다.

셋째는 의식주 생활을 비롯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갖가지 일들에 관한 필요한 정보와 오락성 자료들을 제공하는 일 등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기능이자 역할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 견제 기능이다.

그런데 선거철만 되면 언론이 감시의 대상인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와 밀월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종종 생겨나고 있다.

언론인이 청와대행이나 지방정부에서 한 자리를 꽤 차는 일이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는 총선이나 지방선거 때마다 보여 지고 있어 이제는 놀라운 일도 아니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사회를 감시·비판하고 견제하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기자들이 하루아침에 감시 대상인 곳으로 자리를 옮겨, 감시 대상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제주지역에서도 도지사를 뽑는 지방선거나 총선에서 후보 진영에 합류해 ‘당선’이라는 목적 달성에 일익을 담당하고, 해당 후보자가 당선됐을 경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도청 내 정무직이나 도 산하기관의 고위직에 앉는 모습을 종종 보아왔다.

현재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제주지역에서도 각 정당과 무소속 예비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는 가운데 자신들의 선거 캠프에서 함께 일 할 언론인을 찾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또 한 언론인은 직접 예비후보로 나섰다.

물론 언론인에게도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다.

몇 년 기자생활을 하다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아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도 있고, 자신이 소속된 조직과 맞지 않아 직업을 옮길 수도 있다.

또한 현재의 환경보다 더 나은 환경이 있으면 그 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생존본능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권력행을 택한 기자들이 그동안 그 권력에 대해 제대로 감시와 견제, 비판의 기능을 다했는가 하는 것이다.

권력과 한 배를 타기 위해 그동안 당연히 권력과 친분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을 것이고 되도록 불편한 관계가 되는 일은 회피했을 것이기에 남아 있는 동료들이나 일반인들이 이들을 곱게 보지 않는 이유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자들이 느끼는 자괴감과 함께 현직 언론인들이 앞으로 권력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 위해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소홀해질까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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