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봉수로 사통팔달에서 정보를 주고 받아
(5)봉수로 사통팔달에서 정보를 주고 받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주요 오름에 봉수대 설치...사라봉수에서 정보 수합
   
▲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오름(해발 157m) 정상에 있는 토산봉수. 흙으로 쌓았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봉수대 주위에는 방화선을 구축한 둔덕과 빗물을 빼기 위한 도랑이 설치됐다.
   
▲ 봉수 신호체계그림
기원후 48년 가락국에서 허 황후가 배를 타고 도착하자 횃불을 올렸다는 삼국유사의 내용과 백제의 봉산성(烽山城) 등 삼국사기의 기록을 볼 때 전근대 국가에서도 봉수가 이용됐다.

1149년(의종 3년) 불을 올리는 횟수인 거화수(炬火數)를 규정하고, 봉수군에게 생활 대책을 마련해 주면서 고려 중기에는 봉수제가 정착됐다.

중앙 집권화를 이룩한 조선시대에는 거화거수(擧火炬數)를 새로 정비하는 등 방어 체계를 더욱 강화했다.

1439년(세종 21년) 제주목사 겸 안무사(按撫使)로 부임한 한승순은 군인이 주둔한 곳은 김녕·조천·도근천(외도)·애월·명월·차귀·동해(강정)·서귀·수산이라고 조정에 보고했다.

그는 이들 방호소 가운데 지키기는 쉬워도 빼앗기는 어려운 요해처(要害處)인 수산과 차귀 방호소에 성곽 축성을 건의해 허락을 받았다.

한승순의 보고에 따르면 조선 초기 봉수와 여기에 달린 후망(候望·망을 보는 높은 곳)은 22곳이다. 봉수제가 발달하면서 조선 중기에는 봉수대가 25곳으로 늘었다.

김명철의 석사 논문 ‘조선시대 제주도 관방시설의 연구’에 따르면 25곳의 봉수를 해발 100m 미만, 100~200m, 200m 이상 등 오름 높이에 따라 3가지로 구분했다.

해발 100~200m 오름에 있는 봉수는 전체의 64%로 집계됐다. 이처럼 제주의 봉수대는 봉수군이 쉽게 오를 수 있고 멀리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했다.

봉수와 봉수의 거리는 10㎞ 내·외다. 가장 먼 곳은 모슬봉수(대정읍 모슬봉)~당산봉수(한경면 당산봉)로 14.5㎞다.

만조봉수(한림읍 상명리), 구산봉수(서귀포시 하원동), 호산봉수(안덕면 감산리), 당산봉수는 상대 편 봉수와의 거리가 각각 11㎞다. 나머지 봉수대의 거리는 10㎞ 미만이었다.

육지의 봉수는 멀게는 70리(27㎞)에 있었지만 온 섬을 한 바퀴 돌며 구축된 제주의 봉수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교신했다.

아쉽게도 25곳의 봉수대 중 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없지만 축조 형태와 재료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16곳에 이른다.

이 중 왕가봉수(구좌읍 한동리), 자배봉수(남원읍 위미리), 성산봉수는 돌로 쌓았고, 구산봉수(하원동)는 돌과 흙을 혼합했다. 나머지 12곳은 흙으로 쌓은 토축(土築)으로 설치됐다.

대부분 흙으로 쌓은 것은 오름 정상에서 돌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봉수대는 둥글게 흙으로 쌓아 올렸고, 맨 위에는 불을 피우는 봉덕 시설을 갖췄다.

그 아래에는 불이 번지지 않도록 둔덕을 쌓아 방화선을 구축했다. 또 배수시설로 도랑을 만드는 등 봉수대를 보호하기 위해 2중의 시설을 갖췄다. 둔덕과 배수로는 사나운 짐승의 습격을 막는 역할도 했다.

도내 봉수대의 평균 직경은 30m다. 가장 작은 곳은 왕가봉수(한동리)로 11m, 가장 큰 곳은 수산봉수(성산읍 고성리)로 45m에 이른다.

봉수대가 원형, 타원형, 사각형 등 형태와 규모가 다른 것은 오름의 지형을 고려해 축조됐기 때문이다.

산꼭대기에 있는 봉수는 해안에 구축된 38곳의 연대와 신호를 주고받았다.

동서남북 어는 곳이든 적선이 나타났다는 위기 상황은 최종적으로 사라봉수(제주시 건입동)로 수합됐다.

사라봉수는 해안에서 보내온 통신 정보를 모으는 경봉수(京烽燧·중앙 보수)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 제주목 관아까지 직선거리는 2.2㎞로 국가 안위와 직결된 급보는 사라봉수에서 올린 횃불과 연기를 통해 제주목사에게 곧바로 전달됐다.

사라봉수는 동쪽으로 5.1㎞ 떨어진 원당봉수(삼양동)와 서쪽으로 7.1㎞ 거리에 있는 도원봉수(두두봉)와 교신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