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주여성들의 특별한 설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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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위해 급식봉사..."따뜻하고 정겨운 명절 기대"
▲ 필리핀 이주여성들이 두부전을 만들고 있다. 왼쪽 앞부터 마리테스 회장, 김란희, 마지드씨, 오른쪽 앞부터 강레시, 김진아, 마릴린, 고초나씨.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정겨운 설 명절이 기대 됩니다.”

필리핀 이주여성 모임인 나필(NAPIL·회장 마리테스) 회원들이 고소한 기름 냄새를 풍기는 두부전을 만들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이들은 명절을 앞두고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대접하기 위해 지난 4일 제주시 아라동 은성종합사회복지관에 모였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이곳을 찾아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새댁 강레니씨(31)는 그동안 김치찌개, 잡채, 제육볶음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만들면서 실력을 쌓았다. “올해 설 명절에는 시어미니 앞에서 실력을 뽐내고 싶다”고 자랑했다.

필리핀에서는 1월 1일에 새해를 축하하며 축제(명절)를 지낸다.

그동안 제주에서 음력 설 명절을 여러 차례 지낸 마리테스 회장(52)은 “비록 고향에는 못가지만 온 가족이 떡국을 먹으며 따뜻한 명절을 지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영어학원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고초나씨(54)는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제주에서 살고 감귤을 매일 먹을 수 있어서 좋다”며 “특히, 한국 음식과 김치 맛에 빠져 살고 있다”고 얘기했다.

필리핀 이주 여성들이 매주 급식 봉사에 나선 것은 고향에 두고 온 부모님을 대신해 제주의 어르신들에게 효도를 하자는 뜻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이 또 자원 봉사를 하는 것은 도민들로부터 받은 온정을 갚기 위해서다.

2013년 필리핀에 슈퍼태풍 ‘하이옌’이 강타해 7350명이 숨지고, 41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도내에 거주하는 이주여성들의 가족들도 지붕이 날라 가고 집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당시 제주도교육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벌여 이들에게 성금을 전달하며 위로를 했다.

마리테스 회장은 “어린 학생들까지 모금에 참여, 필리핀을 도와준 도민들의 마음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2013년 결성된 이주여성 모임인 나필(NAPIL)은 Nagkakai Sang Philippines의 약자로 뜻은 ‘필리핀 사람들은 한마음’이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도내에 거주하는 이주여성은 2650명으로 이중 필리핀 출신은 397명(15%)이다.

필리핀 이주여성은 중국(조선족), 베트남에 이어 3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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