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잠근 경로당...길바닥 내몰린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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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아파트 입주민 대표회의와 노인회장 갈등 원인
▲ 제주시 지역 모 아파트 경로당이 폐쇄되자 입구에서 노인들이 항의하고 있다.

566세대가 살고 있는 제주시 지역 모 아파트에서 두 달째 경로당을 폐쇄, 설 명절을 앞둔 노인들이 공원과 놀이터 등을 전전하고 있다.

5일 해당 아파트 노인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일 관리사무소에서 경로당에 자물쇠를 채워 70세부터 90세가 넘는 노인 30명이 갈 곳이 없어 겨울 추위 속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김모씨(80·여)는 “경로당을 폐쇄해 건강 체조 등 프로그램은 물론 설 명절을 맞아 따뜻한 점심도 먹지 못했다”며 “노인들을 길바닥으로 내몬 것은 노인 학대나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경로당에 자물쇠를 채운 것은 두 달 전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결정된 일이다.

일부 입주자와 노인회장이 불협화음으로 지난 10년간 노인회장을 상대로 30건이 넘는 송사가 벌어졌다. 지난달에는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투표를 거쳐 노인회장을 해임했다.

이에 대해 대다수 노인들은 “개인(노인회장)과의 갈등으로 경로당을 폐쇄한 것은 큰 잘못이며,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입주자 대표는 “노인회장 때문에 아파트 방역은 물론 모든 일을 못할 정도로 방해를 받고 있다”며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오죽하면 임원들이 고발되는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내용 증명을 보내 경로당을 폐쇄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제주시가 중재에 나섰으나 관리사무소를 찾은 여자 공무원이 욕설을 듣고 봉변을 당하는 등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당 지역구 도의원이 2차례 현장을 방문했으나 중재를 못할 정도로 일부 입주민과 노인회장 사이에는 갈등이 골이 깊어진 상태다.

제주시는 경로당을 폐쇄해 운영비와 보조금 정산을 못하면서 업무 방해 혐의로 입주자 대표와 관리사무소장 등을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것을 검토했다.

하지만 입주자 대표회의 임원들은 처벌을 받을 것을 감수하면서도 자물쇠를 풀지 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행정은 물론 경찰에 이어 대한노인회까지 중재에 나섰으나 경로당 문은 결국 열지 못했다”며 “설 명절이 지나면 당사자 간 회의를 열어 경로당을 개방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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