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제주는 '神들의 축제장'…마을제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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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여 마을서 다음 달 초까지 '무사안녕' 기원
포제·당제·해신제·풍어제·토신제 등 다양

2016 병신년 정월(正月·음력 1월을 달리 부르는 말)에 들어서면서 '신들의 고향' 제주도 곳곳에서 주민의 무사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다양한 마을제가 줄지어 열린다.

  

제주의 마을제는 설날인 8일 제주시 추자면 묵리와 예초리의 마을제를 시작으로 다음 달 초까지 도내 160여 마을에서 계속된다.

  

제주에서는 예부터 새해 정월을 맞아 처음으로 맞는 정일(丁日) 또는 해일(亥日)에 유교식으로 신에게 세배하는 마을제를 지내왔다.

  

마을마다 모시는 신의 이름은 '포신', '산신', '해신', '토신'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다. 명칭 역시 포제, 마을제, 동제(洞祭), 해신제, 토신제, 당제, 풍어제 등으로 불리며 전승되고 있다.

  

마을제를 지내는 날짜도 마을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12일에는 제주시 화북포구에 있는 해신사(海神祠·제주도기념물 제22호)에서 새해 바다에서의 안전한 조업과 풍어를 기원하는 해신제가 열린다. 해신사는 조선 순조 20년(1820년) 제주목(牧) 관문인 화북포구에 목사 한상묵(韓象默)이 처음 세웠으며, 주민들은 매년 음력 1월 5일 '해신지위'(海神之位)에 제를 올린다.

  

포제와 당굿도 연이어 펼쳐진다.

  

한국세시풍속사전에 따르면 제주에는 남성이 제관이 돼 향교의 석전제처럼 유교식으로 지내는 '포제'(酉+甫 祭)와 여성들 중심으로 이뤄지는 무교식 마을제인 '본향당굿(당굿)'이란 마을제가 있다.

  

애월읍 납읍리 금산공원 내 포제청에서는 15일 0시를 기해 제주도 무형문화재 6호로 지정된 유교식 포제가 열린다. 이 제례에는 12명의 제관이 나와 마을수호신(土神) 등에게 제사를 지낸다.'

 

같은 날 한림읍 명월리와 애월읍 곽지·상가·장전·구엄·상귀·수산리, 조천읍 신촌·신흥·북촌리 등 여러 곳에서 마을포제가 동시에 열린다.

  

20일에는 당(堂)신앙의 메카 구좌읍 송당리 본향당에서 제주도 무형문화재 5호인 본향당굿이 열린다.

  

송당리는 제주도 무속 당본풀이로 보면 당신(堂神)들의 원조가 되는 수렵·목축신이자 남신(男神)인 '소로소천국'과 농경신이자 여신(女神)인 '금백조(백주또)'가 결혼해 터를 잡은 곳이다.

  

이 소로소천국과 금백주 사이에서 18명의 아들과 28명의 딸이 태어났고, 이들과 그 자손들이 뻗어나가 제주 전 지역 368개 마을의 당신이 됐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송당리는 당신앙의 뿌리이자 메카로 일컬어진다.

  

송당리 당굿을 전후해 14일에는 구좌읍 동복리 본향당에서, 21일에는 조천읍 와흘리 본향당에서 본향당굿이 각각 펼쳐진다.

  

당제(堂祭)도 이어진다.'


  

19일 한림읍 귀덕리 '할망(할머니의 제주어)당', 22일 애월읍 어음1리 마을당 등에서 열리는 당제는 당산신(堂山神)과 같은 제당신을 모시면서 마을공동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한 의례로, 마을제의 또 다른 형태다.

  

제주 전래의 세시풍속인 마을제는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의례로, 자연과의 친화와 이웃 간의 결속을 다지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1970년대에 미신이라는 이유로 된서리를 맞았다가 1980년대 들어 대부분 부활했다.

  

제관들은 제례를 지내기에 앞서 2∼3일 동안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며, 제단이 되는 곳의 입구에는 부정한 사람들이 오지 못하도록 제례 일주일 전부터 금줄을 치기도 한다.

  

1만8천 신(神)이 산다는 제주의 정월은 신들의 축제기간인 셈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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