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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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어이하여 높고도 멀며/땅은 어이하여 넓고도 아득한가/천지가 비록 크다 하나/이 한 몸 의탁할 곳이 없구나/차라리 이 강물에 빠져/물고기 배에 장사 지내리.”

 

17세기 후반 선산(경북 구미)에 살았던 향랑이라는 여인이 지은 시 ‘산유화(山有花)’다.

 

그는 부모의 강권에 못 이겨 시집을 갔으나 남편의 구박에 견딜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어 친정으로 돌아왔으나 출가외인이라 해서 버림을 받았다.

 

심지어 외갓집에서도 받아주지 않자 이 민요를 남기고 결국 자결하고 말았다는 실화다.

 

조선조 삼종지덕(三從之德) 의식이 낳은 그 시대 여인의 비극적인 삶 이야기다.

 

요즘 사람들이 듣기엔 그야말로 구시대의 유물이요, 코웃음을 칠 일이다

 

인터넷엔 실제 이런 얘기가 나돈 지 오래다.

 

남존여비(男尊女卑)란 ‘남자의 존재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라고.

 

▲사랑이냐 돈이냐?

 

보통 안방극장의 드라마는 ‘사랑’이라고 답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돈을 좇아 사랑을 버리면 괴롭다 못해 파멸하기 십상이라는 공식이 주류다.

 

대부분은 똑똑한 남자(여자)가 출세를 위해 오래 사귄 연인 대신 부잣집 자식을 선택하곤 힘들어한다는 거다.

 

결국엔 과거 때문에 전전긍긍하다 이혼을 한다.

 

돈이 사랑에 우선일 수 없다는 연속극의 주장은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결혼생활에서 정작 아쉽고 소중한 게 무엇인지 예단하기란 쉬운 게 아닐 터다.

 

다만 이혼사유로 볼 때 10년 안엔 성격차, 중간은 외도, 20년 이상에선 경제문제가 1위다.

 

결혼은 현실이며, 돈과 사랑 모두가 필수 항목이라는 얘기다.

 

▲중고생 절반(52.6%)이 결혼하지 않아도 사는 데 별문제 없다고 생각한단다.

 

‘반드시 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응답도 55.2%에 불과했다.

 

청소년들이 결혼을 의무가 아닌 선택의 문제로 여기고 있는 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경고음’이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유머집에서 아버지가 딸에게 결혼할 남자에 대해 물었다.

 

“얘야 그 청년 돈이나 좀 있냐?”

 

그러자 딸이 대답했다. “그 사람도 아빠가 돈 좀 가지셨느냐고 자꾸 물어보던데요.”

 

요즘 젊은이나 그 부모들이 어떤 결혼관을 갖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혼의 조건으로 상대방의 경제력을 따지는 건 동서고금 똑같지 않았을까.

 

다만 ‘결혼은 3개월 사랑하고,3년 싸우고,30년 참는 것’이란 걸 유념할 일이다.

 

함성중 미디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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