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피해 농가에 따뜻한 관심을
폭설 피해 농가에 따뜻한 관심을
  • 김문기 기자
  • 승인 2016.02.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하우스가 모두 폭설에 쓰러져 1년 농사를 망쳤어요.”

 

금감 출하를 앞두고 시설하우스가 무너져진 서귀포시 표선면 농가들의 아우성은 비명에 가깝다.

 

1년 동안 정성껏 키운 상품을 이달 초부터 시장에 내놓을 준비를 하며 꿈에 부풀어 있던 농민들이었다.

 

수확 시기를 놓쳐 나무에 매달린 채 썩어가는 과일을 바라보는 감귤 농가들도 속이 타들어가기는 매한가지다.

 

일부 과수원에서는 열매 수확 시기가 한참 지난 지금도 감귤 따기로 분주하지만 이미 냉해 피해를 입은 감귤은 나무에 매달린 상태로 대부분 썩어버렸다.

 

많은 과수원에서 잎과 가지가 누렇게 변하는 등 냉해 조짐을 보이는 나무도 나타나고 있다.

 

감귤 농가들은 감귤값 폭락에 따른 시름도 가시기 전에 벌써부터 올해 농사에 걱정이다.

 

냉해 피해를 입은 나무가 수세를 회복해 정상적으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2, 3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동안 제주에 강타한 폭설과 한파는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32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이번 폭설 피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땅은 정직하다’, ‘뿌린 대로 씨를 거둔다’는 말은 지금은 옛말이 됐다. 농민들이 제 아무리 노력해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폭설, 한파, 폭우, 가뭄 등으로 1년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다.

 

이번처럼 수확을 앞 둔 금감 비닐하우스가 하룻밤 새 내린 눈 폭탄으로 폐허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여름이면 폭우와 강풍으로 농작물 수확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한쪽에선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산물 개방화에 농심이 무너지고 또 한쪽에선 변덕스런 날씨로 가슴에 피멍 든 농심이 울고 있다.

 

이렇듯 가뭄, 홍수, 폭염, 폭설 등 기상이변이 일어나면 모든 사람이 힘들지만 여유있는 부자들보다는 가난한 농민들이 견뎌내기 힘든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폭설과 한파 피해를 입은 시설 복구와 이에 따른 조속한 지원에 도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폭설이 내린 이후 무너진 시설하우스 복구를 위해 군부대와 각급 기관, 단체를 중심으로 일손돕기가 활발히 이뤄진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다행히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폭설과 한파 피해를 입은 농가에 농어업재해대책법에서 정하는 보상과 별도로 국비 16억원, 지방비 224억원, 농협 93억원 등 총 333억원을 확보해 특별 지원키로 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잦은 비날씨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 데다 이번에 폭설 피해까지 겹치면서 농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 따라 특단의 경영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제주도가 내놓은 지원 대책은 피해 규모와 향후 발생할 후유증에 비하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폭설과 한파로 농민들은 각종 대출금과 농자재 대금 상환은 고사하고 자녀 학자금 마련도 힘든 상황”이라며 제주도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한 것은 피해 대책이 여전히 역부족임을 의미한다.

 

한파와 폭설이 덮치면서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질대로 깊어졌다.

 

피해 농가들의 피부에 와닿는 신속하고 적절한 피해 구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농가들의 영농의지가 꺾여 농업경제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잦은 기상 이변과 자연 재해에 대한 대응시스템 구축과 함께 피해 복구 및 지원에 소홀함이 있어서도 안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재해를 극복하고 활기가 넘치는 농촌을 만들 수 있는 도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성원이다.

<김문기 사회2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