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수산봉-물을 만나 특별해진 자태…섬을 닮았다…'물메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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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구엄리와 하귀리 일주도로 인근에 위치한 수산봉.수산봉(水山峰)이란 이름은 말 그대로 물과 산이 한데 어우러져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 이 오름 정상부에 연못이 있어 물과 산(山)의 순우리말인 ‘메’를 합쳐 물메오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주는 사면이 바다라, 어느 곳에서나 바다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지만 호수의 정취를 느끼지는 못한다,

그러나 수산봉을 찾으면 비록 인공호수이기는 하나 바람에 잔잔한 물결이 이는 호수의 정취와 함께 오름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이 오름 정상부에 봉수대가 있었는데 물메봉수(水山烽燧)라 했으며 기우제를 울리는 치성터가 있어 예로부터 영산(靈山)으로 여겨 왔다.

해발 122m의 높지 않은 이 오름에는 충혼묘지 인근, 곰솔 인근, 대원정사 인근 등 세 곳에서 정상부로 향하는 등반로가 있는데 가장 긴 곳이 420m로 길지 않은데다 경사도 역시 가파르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오름 이름의 어원이 된 연못을 볼 수 있다.

과거의 모습은 아니지만 현재 잘 정비돼 있고, 여름에는 하얀 수련이 피어 주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또한 다양한 운동기구가 마련돼 있고, 연못과 운동시설 옆에는 팔각정자도 세워져 있어 정자에 앉아 오름에 오르느라 흘린 땀을 시원한 바람에 식히며 여유롭게 주변 경치를 바라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정상에서 내려왔으면 이제 호수의 정취를 느낄 차례다.

수산봉 정취의 백미는 드넓게 펼쳐진 호수와 수산봉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441호의 곰솔이다.

호수가 없는 제주에 이 수산저수지는 탐방객들에게 색다른 제주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청둥오리 등의 철새들이 바람에 일렁이는 잔물결에 피곤한 몸을 맡긴 채 한가로인 쉬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제방을 따라 걸으며 호수를 보다보면 온갖 잡념이 사라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수산봉 둘레에는 아카시아가 빼곡히 심어져 있어 봄이 되면 진한 아카시아꽃 향이 온 몸을 감싼다.

이제 얼마 없으면 봄이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수산봉 산책로와 저수지 둘레를 거닐기 좋은 계절이다.

 

▲곰솔과 수산저수지

수산봉 자락에서 수 백년 동안 수산봉을 굳건히 지켜온 곰솔(熊松).

이 소나무는 높이가 12.5m에 이르고 둘레는 5.8m의 거목으로 천연기념물 제441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지상 2m 높이에서 원 줄기가 잘린 흔적이 있고, 그 곳에서 4개의 큰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이 나무는 400여 년 전 수산리가 생길 때 뜰 안에 심어 졌다가 집은 사라지고, 강 씨 선조가 관리해 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수산리 주민들은 이 곰솔을 마을을 주시는 수호목으로 여겨 잘 보호해 왔으며 나무에 눈이 쌓이면 마치 백곰(白熊)같다고 해서 곰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수산봉 앞에 드넓게 펼쳐진 수산저수지는 1959년 식량 생산을 목적으로 조성된 인공 호수로 이 호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 자리서 생활하던 70여 세대가 삶의 터전을 옮겼으며 1960년에 준공됐다.

만수 면적 11.2㏊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 저수지는 1980년대 말 유원지로 조성됐었다.

호수에 배를 띄워 뱃놀이도 즐기고 호수 옆에는 야외 풀장과 식당이 들어서 영업했었다.

지금은 모두 사라졌지만 이 호수의 반백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수산봉이 마치 물위에 떠있는 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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