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을만들기 현장-(3)타키마을 성공사례
일본, 마을만들기 현장-(3)타키마을 성공사례
  • 좌동철 기자
  • 승인 201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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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박물관을 통해 농촌 마을에 활기 불어넣어
▲ 지난해 미에현 타키마을에서 열린 코스프레 축제에서 분장한 사람들.


“타키마을은 전 세계 만화·영화 마니아들이 찾는 마을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인구 1만5000여 명에 불과한 일본 미에현 타키마을은 전 세계 애니메이션 팬과 피규어(만화·영화 캐릭터 인형) 수집가의 성지로 떠올랐다.

이는 만화 속 상상에 날개를 달아 왔던 반쿄제약회사의 마츠우라 노부오 대표(54)가 기업을 이전하면서 이뤄낸 일이다.

미에현 남부 시골인 타키마을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사라질 마을로 꼽혀왔다. 마츠우라 대표는 2014년 문 닫은 마을 쇼핑몰에 제3공장을 세웠고, 이어 공장 내에 반쿄피규어박물관을 설립했다.

박물관에는 건담·울트라맨·스타워즈·아이어맨·배트맨 등 유명 만화와 영화 주인공뿐만 아니라 군함·기차·항공기 등 1만점이 넘는 피규어가 전시돼 있다.

소장 규모로는 일본에서 최대다. 마츠우라 대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출장을 갈 때마다 장난감을 수집해 왔다.

소장 가치가 높지만 관람객들은 피규어를 직접 꺼내 만질 수 있다.

코스프레 전용 스튜디오에선 캐릭터 주인공들의 의상을 갖춰 누구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이 스튜디오도 일본에서 최대 규모다.

그는 입장료를 내면 지역 특산물 교환권을 대신 제공해 자연스럽게 마을 특산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이어 2014년 11월에는 제1회 코스프레 축제를 열었다. 코스프레는 만화·게임 속 캐릭터를 모방하는 행위다. 첫 축제는 홍보 부족으로 100여 명의 코스플레이어가 참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숙박과 체류가 가능한 축제를 기획해 2회 때는 300여 명으로 늘었고, 3회에 600여 명, 4회 10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또 타키마을 전통 축제인 ‘오이나이 축제’와 동시에 개최해 독특한 의상을 입고 마을 곳곳을 활보하는 이들을 구경하기 위해 일반인까지 1만명이 찾는 대규모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그 역시 드래곤볼 캐릭터로 변신해 축제장을 누볐다.

코스프레 축제에 일본 각지의 젊은이들이 모여 들면서 주민들은 학교 체육관과 운동장, 절, 폐교 등 마을 전체를 이들에게 개방했다.

기업가의 작은 아이디어와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인 지지로 한적했던 타키마을을 피규어·코스프레 성지로 탈바꿈했고, 활기를 되찾았다.
 

 

▲반쿄제약 마츠우라 노부오 대표
생활의약품과 기능성 화장품을 생산하는 반쿄제약은 1960년 효고현 고베시에서 창업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던 중 1995년 고베 대지진으로 본사와 공장이 무너졌다. 1996년 타키마을로 이전, 재창업 후 매출액은 70배나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22억엔(234억원)이며, 직원은 130명이다.

마츠우라 대표는 “만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32년 전 아버지 회사인 반쿄제약에 억지로 입사해 처음에는 매우 괴로웠다”며 지난날을 회고했다.

그는 “고베 대지진으로 회사를 잃은 부친은 큰 충격을 받아 사업을 접겠다고 했지만 내가 만류했다. 나 홀로 타키마을에 정착한 후 처음부터 반쿄제약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릴 적부터 만화에 빠져들면서 장난감을 수집했다. 결혼 후에도 아내 모르게 장난감을 하나 둘 씩 수집했다가 집안 전체가 장난감으로 가득 차게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또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즐거워하고 흥미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원래 코스프레는 비주류 문화였으나 지금은 누구나 공감하는 문화활동으로 받아들이고, 주민들은 예술가로 대우하고 있다. 그래서 한 번 방문한 코스플레이어는 반드시 다시 찾는다”고 자랑했다.

마츠우라 대표는 “타키마을을 포함, 미에현 남부지역은 인구 감소로 소멸될 자치단체로 꼽혔으나 코스프레 축제를 통해 관광명소로 떠올랐다”며 “기업과 주민, 행정이 머리를 맞대 지역특성을 가장 잘 살리는 방법을 찾는 게 마을 만들기의 핵심”이라고 말을 맺었다.
 

▲ 나라시 동아시아문화도시로 거듭나다
일본 나라시는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전해진 선진 문물로 710년 수도가 됐으며, 불교를 중심으로 문화가 크게 융성했다. 그리고 실크로드의 종착점이기도 했다.

고도(古都) 나라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건물인 도다이지(東大寺)를 비롯해 8곳의 국보급 문화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특히, 막부 시대의 옛 주택과 거리를 잘 보존해 현대의 상점가와 결합한 ‘나라마찌’ 거리는 필수 방문코스로 떠올랐다.

나리시와 제주특별자치도, 중국 닝보시는 올해 ‘동아시아문화도시’로 뽑혔고, 다양한 교류사업과 문화·예술 공연, 관광진흥을 꾀하고 있다.

동아시아문화도시는 한·중·일 3개국이 2014년부터 각국의 1개 도시를 선정해 교류와 문화활동을 전개해 왔다. 매년 개최 도시는 한·중·일 문화부장관 회의에서 결정된다.

행사 개최를 위해 나라시는 ‘동아시아문화도시추진과’라는 별도의 기구를 신설했다.

나라시는 2억5000만엔(26억원)을 투입해 ‘무대 예술 공연’과 ‘미술’, ‘음식(食)’을 주제로 동아시아 전 지역에 문화적 공감대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개막식은 오는 26일 열리며, 제주도는 예술단을 나라시에 파견한다. 제주도는 4월 7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2016 동아시아문화도시 제주 개막식’을 개최한다.

나라시 동아시아문화도시추진과 마키타 이쿠오 과장은 “1회성 축제에 머물지 않도록 나라국제영화제, 카스카신사 음악제, 대규모 등불 축제 등 연중행사를 준비 한다”며 “또 옛 역사를 간직한 나라마찌 가옥을 활용한 설치미술과 워크숍을 개최 한다”고 말했다.

마키타 과장은 이어 “실크로드를 통해 일본에 문화를 전달한 각국의 미술가를 초청하고, 나라시가 원류인 야마토차와 사케 등 음식 문화도 널리 소개 하겠다”고 말을 맺었다.<끝>

(사진 나라마찌) 옛 막부시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나라시 나라마찌 거리.
(사진 도다이지)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건물인 도다이지(東大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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