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은 거품으로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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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부 교수>

프랑스 요리에는 거품이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거품 음식에는 무미무색의 이산화탄소 기체가 장난을 한다. 이 기체는 효모가 당을 알코올로 변화시키는 발효작용의 산물이다.


샴페인은 탄산 음료의 사치스러운 버전이며, 발효과정에서 생긴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이다. 이 샴페인은 프랑스에서 가장 가벼운 음료라고 할 수 있다.


샴페인은 스파클링 와인 중에 가장 대표적이며, 보통 프랑스의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생산된 것만 샴페인이라고 칭한다. 프랑스는 샴페인의 브랜드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했다. 오늘날 샴페인은 ‘고급’과 ‘축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1차 발효가 끝난 와인에 당분과 효모를 첨가하고 수개월 동안 10 ~ 12℃에서 보관한다. 병 속에서 2차 발효가 일어나서 생긴 이산화탄소는 밀폐된 병 속의 술에 포화되어 발포성 술, 샴페인이 된다.


샴페인의 낭만적인 이미지는 거품이 속삭이는 부드러운 소리가 백미일 것이다. 프랑스 시인 막스 쟈콥(Max Jacob)은 샴페인의 거품이 내는 소리를 “ 모래 위를 스치는 바다와 같은 소리”라고 읊었다.
윈스턴 처칠 등은 “승리하면 샴페인을 마실 자격이 있고, 패배하면 샴페인이 필요해진다”고 표현한 바도 있다. 이 샴페인이 인간을 유혹하는 원천적인 힘은 거품 속에 잉태하고 있다.


샴페인이나 맥주, 콜라 병을 흔들면 기체 압력이 높아질까? 병을 흔든 후 따는 순간에 병 속의 용액이 무서운 기세로 탈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들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지만 그냥 무심코 지나친 내용이다.


뚜껑을 열지 않은 탄산음료 병을 흔들어도 내부 압력은 변하지 않는다. 병을 흔들면 액체 속에 녹아 있던 기체가 액체로부터 빠져나가기 쉬워져 뚜껑이 열림과 동시에 마구 튀어나가면서 액체 일부를 끌고 나갈 뿐이다.


병을 흔들기 전과 후의 내부 압력에 관한 문제도 흥미롭다. 병을 열지 않고 실온에서 하루 정도 정치(定置)한 후와 흔든 후 병의 상층부(기체가 있는 곳)의 이산화탄소 압력은 변하지 않는다.
이 이유는 기체의 압력은 온도와 기체의 용해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병 속의 이산화탄소 양은 일정하다. 그 중 일부는 액체 속에 녹아 있고, 그 이외는 맨 위 공간에 존재한다.


병을 냉각시키면 더 많은 기체가 액체에 녹는다. 그래서, 윗 부분에는 적은 기체가 남게 되고 이곳의 압력은 감소한다. 그렇기 때문에 차가운 병을 열면 따뜻한 병의 경우 보다 덜 요란하다. 이런 측면에서 무더운 여름에 탄산 음료병을 장기간 차에 실어놓는 것은 좋지 않다.


병을 흔들자마자 마개를 열면 기체가 폭발하는 것처럼 요란스러운 이유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산화탄소 분자의 무리는 어떤 구심점을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하여 거품을 형성한다.


병을 흔들면 상층부 공간에 있던 기체가 무수한 거품이 되어 액체에 구속된다. 병을 흔든 후 바로 마개를 따면 위쪽 공간의 압력이 대기압 수준으로 떨어지고 거품은 급성장하면서 순식간에 병 밖으로 폭풍처럼 탈출하면서 액체도 끌고 나간다. 이때 거품은 액체와 함께 자유를 향해 함성을 지른다.


이처럼 장난꾸러기 이산화탄소는 재밌는 물질이다. 이 물질은 식물과 동물의 생명줄이다. 이것은 인간 삶을 영위시키는 식물의 영양분과 산소 기체를 생성하는 기본적인 물질이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불명예스러운 대접을 받고 있다. 이것은 인간 삶의 형태가 이산화탄소를 무분별하게 배출시킨 결과이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일산화탄소는 맹독성 기체이지만, 이산화탄소는 인간과 친숙하게 공존한다. 탄소에 결합한 산소 원자의 수에 의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이처럼 분자의 세계도 대단히 흥미롭다. 탄소에 한 개의 산소가 결합한 일산화탄소는 왜 맹독성 기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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