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와 호흡기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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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희정 호흡기내과 전문의

40대 남성인 김씨는 2달 정도 지속된 마름기침으로 병원을 찾았다. 평소 감기려니 하고 참거나 심해질 경우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먹는 정도가 다였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3~4년 전부터 봄철만 되면 증상이 반복되었다는 것을 깨 닳게 되었다. 숨이 차지도 않았기에 수년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였다. 그는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본 뒤에야 자신이 천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봄철이 되면 황사현상으로 인해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의 기도 질환 악화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중국 황하 상류지역과 몽골 등 황토지역은 강수량이 적은 탓에 토양이 말라 사막을 이루고 있는데 몽골 고원 북방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기류와 황하 이남의 따듯한 기류가 부딪히면서 상승기류가 발생해 흙과 모래먼지를 공중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황사다. 황사 현상은 한국에서는 보통 매년 3월부터 5월 사이에 3~4회 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2003년 이후에는 평균 9.2회로 증가하였으며 황사 지속일수는 평균 17.2일로 증가하는 추세다.

 

황사의 주성분은 미세먼지로 10㎛ 이하의 작은 입자는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쉽게 통과하여 폐포 깊숙이 자리 잡는다. 이러한 미세먼지가 축적되게 되면 기관지에 염증을 유발하는데 중국의 산업화로 인해 환자 먼지 속에 납이나 카드뮴 같은 중금속과 발암물질 등의 농도가 높아져 있으므로 황사 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체내 유해물질 농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10㎍/㎥ 증가하면 몇일 뒤 사망률이 1% 높아진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특히 폐포 및 기관지에 침착된 미세먼지로 인해 기관지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천식, 비염 등의 알레르기성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증상은 몇 가지 체크로 확인이 가능하다.

 

▲호흡이 편하지 않고 계단을 오를 때는 숨이 차서 쉬어가야 할 때가 많다. ▲찬 공기를 마시거나 매연을 맡았을 때 발작적인 기침을 한다. ▲가끔 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난다. ▲계절(봄, 가을이나 환절기)기침이 발생한다. ▲새벽에 기침이나 호흡곤란 때문에 잠에서 깰 때가 있다. ▲알레르기 병력이 있다.

 

황사로 인한 호흡기 질환의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노출을 피하는 것이다. 황사가 호발하는 계절에는 황사주의보 및 경보를 확인하고 호흡기 질환자, 노약자, 어린이는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일반인의 경우에도 실외활동을 줄이고 외출시에는 반드시 황사마스크(분진포집효율 80%이상)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창문 등을 단속하여 외부공기의 유입을 차단하고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사용하여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기관지의 섬모기능을 활성화하여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천식환자의 경우 평소에 흡입제를 사용하여 기도의 알레르기 염증을 억제하고 기관지를 확장시켜줘야 한다. 또한 외출 시 갑작스런 증상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응급으로 사용이 가능한 기관지확장제를 소지하도록 하며 증상 악화 시 원인을 파악하고 적합한 치료를 위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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