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바보(April f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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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병 정치부장대우
오늘은 4월 1일이다. 우리가 잘 아는 ‘만우절(萬愚節)’이다.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기도 하고 헛걸음을 시키기도 하는 날이다.

만우절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서양에서 유래한 풍습으로 ‘에이프릴 풀스 데이(April Fools Day)’라고도 불린다. 이날 속아 넘어간 사람을 ‘4월 바보(April fool)’ 또는 ‘푸아송 다브릴(Poisson d'avri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삭막해져가는 세상에 한 번 웃어나 보려고 만든 날이 만우절일 게다.

하지만 4·13 총선을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오늘 맞이한 만우절은 그 어느 때보다 뜻 깊게 다가온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도지사선거, 도의원선거 등 매년 선거가 치러지고 출마한 후보들마다 제주도민을 위해, 제주 발전을 위해 수많은 ‘공약(公約)’을 쏟아낸다.

공약(公約)은 정부, 정당, 입후보자 등이 어떤 일에 대해 국민에게 실행할 것을 약속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자신들이 장담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 공약(公約)은 거짓이 되고, 거짓으로 유권자를 속인 게 된다.

이번 총선에서도 각 후보들마다 나름의 공약을 내세우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유혹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와 도의원들은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치르며 수많은 공약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2012년 12월 대선 과정에서 제주 발전을 위한 많은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 공약들이 오늘날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는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

정치인들의 ‘공약(公約)’은 그야말로 ‘공약(空約·거짓으로 허황되게 하는 약속)’이라는 말이 많다. 그만큼 믿을 수 없다는 뜻이다.

거짓말에 등급이 있다면 정치인들의 공약(空約)은 몇 등급일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무조건 ‘1등급’이다. 정치인들의 공약(空約)은 몇몇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국민과 도민을 속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에게 자신이 제시한 공약(公約)을 모두, 그것도 반드시 지키라고 한다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해야 하고, 만일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자신을 믿어준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한 공약, 일단 당선부터 되고 보자는 식의 공약은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외쳐대고 있는 공약이 만우절의 거짓말처럼 삭막한 세상에 한바탕 웃고 넘어가자는 의미가 된다면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써 너무나 슬프다. 만우절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4월 바보(April fool)’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제 선택의 날이 10여 일 밖에 남지 않았다. 제주도민들이 ‘4월의 바보’가 될 것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모두 정책선거를 펼치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그들이 내세운 공약과 정책들을 꼼꼼히 살펴보자.

제주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제주 발전을 위해 우선순위를 잘 결정했는지, 정말 실현 가능한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지, 중앙정부를 제대로 설득해 실현시킬 수 있는지 등등 따져볼게 너무나 많다.

우리 유권자가 이러한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한다면 스스로 ‘4월의 바보’가 되는 길로 가게 될 것이다.

투표는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다. 이러한 권리와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4월의 바보’가 돼 앞으로 4년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4월 13일 우리가 꼭 가야할 곳이 어디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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