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는 택시 운전자들은 선거철이지만 정작 선거 얘기는 별로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도민들이 선거에 무뎌진 이유는 정치 불신이 가장 큰 것 같다고 이들은 전했다.
30년 이상 택시를 운행해 온 모범운전자연합회 제주도 동부지회(회장 홍창대) 소속 택시 운전자들은 선거기간임에도 도민들은 공약이 와 닿지 않을뿐더러 특히, 젊은 세대들은 선거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성민씨(66)는 “국회의원들이 선거 때처럼 마음가짐을 갖고 도민들과 소통했다면 불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선거철에만 도와 달라고 하고 나중에는 모른 척 하니 선거 얘기가 나오면 욕을 하는 승객들도 더러 있다”고 비꼬았다.
이씨는 또 “전국적으로 후보들의 전과자 비율은 40%에 달하고 있는 데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법을 어기면 되겠느냐”며 “전과가 많은 후보들은 선거에 나오지 못하게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경우씨(64)는 “제주에 많은 이주민들이 오면서 학연·혈연·지연 등 ‘궨당 선거 문화’가 줄어든 것 같아 다행”이라며 “요즘 손님들을 만나보면 정당이나 고향 등을 따지기보다 후보들의 인물 됨됨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스웨덴에서는 국회의원을 하는 게 힘들고 박봉이라는 데 우리나라는 하루만 해도 평생 동안 연금을 지급해 준다”며 “국회의원이 벼슬이 아닌 어렵고 힘든 직업으로 인식돼야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택시 운전자들은 제주지역의 교통문제를를 개선해 줄 후보들에게 한 표를 주겠다고 밝혔다.
홍창대 회장은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일 낮에도 끊임없이 밀려드는 차량으로 교통 정체가 심각하다”며 “공항 안으로 진입했다가 빠져나오는 데만 30분이 걸린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홍 회장은 또 “대중교통이 얼마나 불편한지 이주민들은 제주에 오자마자 승용차를 구입하고 있다”며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은 제주에서 차를 사지 않아도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 체계를 확 바꿔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모창준씨(57)는 “낮에는 렌터카, 밤에는 대리기사들이 관광객과 도민들을 싣고 나르면서 택시 업계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하루에 10시간을 일해도 한 달에 200만원을 벌기 힘들어서 많은 택시 운전자들이 공사판이나 재선충 작업에 나가는 등 부업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모씨는 “유명 관광지마다 택시가 5대 이상 세워진 곳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관광객은 많이 오는 데 택시 운전자들의 수입은 떨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해 택시 업계의 발전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택시 운전자들은 공통적으로 제주국제공항~해태동산~신광로터리 일대 교통이 너무 혼잡해 제주시가 추진하는 우회도로가 빨리 개설돼야 신제주는 물론 중문과 한림 방면으로 가는 교통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날로 심화되는 교통난과 주차난 등 교통 불편 문제를 해소시켜주고,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제주특별자치도를 만들어 줄 후보에게 반드시 한 표를 주겠다고 장담했다.
(3)모범운전자회 동부지회 택시 운전자들 민심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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