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육이 학교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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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식.세화고 교장/수필가

지난 3월 초순 세계적 바둑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이세돌 vs 알파고’의 대국에서 세 번째 패한 뒤 이세돌 9단은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던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함께 묘한 감동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이 한 마디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상황이 연 세 번 전개되면서 인간이 인공지능(AI)의 지배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속의 한 줄기 빛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슈퍼 컴퓨터 1202대를 연결한 인공지능이라 하더라도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는 바둑에서 만큼은 상대가 안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바둑의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연달아 세 번씩이나 패하는 믿고 싶지 않은 상황이 펼쳐졌던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점점 많은 영역에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인간 vs 인공지능'의 대결에서 인간이 패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또, 이런 시대에서 인간교육의 디딤돌이 되는 초·중등학교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것일까? 내 개인적으로는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 즉 창의성과 감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독서교육이 정답이라 생각된다.

알파고 개발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알파고가 패한 네 번째 대국이 끝난 뒤 이세돌과의 대국을 펼친 이유를 알파고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알파고의 입장에서는 한계 점검 차원에서 이세돌의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알파고는 상대를 세계 1위 커제가 아닌 이세돌을 선택했다고 생각된다. 이런 알파고의 한계가 바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인공지능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창의성과 사고력을 키우는 독서교육이요, 학교교육이 걸어갈 방향이라 판단된다.

지금 우리는 영화 속 상상 이상으로 엄청 변해버린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학교교육도 하루 빨리 지식 전달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수능에서 높은 성적을 얻기 위한 문제풀이식 수업이나 정답찾기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근 대학 수시모집과 학생부종합전형 확대 등 입시제도가 바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답찾기 교육으로는 대학 졸업 후는 물론 인공지능이 활약하는 미래시대에 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젠 독서교육이 학교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인간으로서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을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간만의 특성,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 그 핵심이 바로 독서교육인 것이다. 그 방법은 선진국들처럼 국·영·수·사·과 교과 중심으로 독서와 연관된 교과지도와 독서 관련 평가를 실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교과별 단원을 마무리할 때 관련 도서를 제시해서 읽도록 하고 수행평가로 에세이 쓰기 등 서술형 평가를 실시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독서는 상상력과 통찰력을 키워주면서 동시에 정서적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주는 삶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독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창의성과 감성, 비판적 사고력을 함께 키워 주는 지름길이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처럼 세상은 상상 이상으로 변화하고 발전되고 있다. 어쩌면 인공지능을 비롯한 컴퓨터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도구들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이런 시대적 경고 앞에서 학교장으로서 학교의 본질과 역할, 학교교육이 가야할 길이 과연 무엇인지 정말 어깨가 무겁다. 사고력을 키우는 독서교육이 그 정답이라 나직이 속삭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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