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가 24일로 막을 내리면서 DJ를 5년간 보좌해 왔던 측근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국민의 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인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5일 김 전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공식 행사를 마지막으로 해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이미 서울 마포구에 오피스텔을 얻어 놓은 박 전 실장은 매일 출근해 김 전 대통령을 변함없이 지근거리에서 돕고 사람도 만날 예정이다.
박 전 실장은 “나는 마지막까지 대통령을 모실 것”이라면서 “동교동에서, 또 근처 사무실에서 대통령을 모시면서 조용히 살아갈 것”이라고 영원한 ‘DJ맨’으로 남을 것을 분명히 했다.
대북 접촉을 도맡으며 햇볕정책의 전도사 역할을 해온 임동원 전 외교안보통일특보는 퇴임 즉시 회고록 집필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23일 김 전 대통령 당선에 일등공신이었던 한화갑 민주당 대표도 16대 대선 이후 신주류측의 압력을 받으며 전당대회에서 직선으로 선출된 대표가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한 대표의 사퇴로 민주당내 동교동계 역시 현실적인 구심점을 상실하게 돼 당내 발언권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자 사활을 건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한.미정책포럼을 ‘US-ASIA 네트워크’로 확대하기 위해 다음달 중국과 일본을 방문하고, 자서전을 집필하는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달리 동교동계 맏형격인 권노갑 전 최고위원이 최근 정치 재개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같은 그의 움직임은 평소 “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나도 정치를 그만할 것”이라던 정계은퇴 의사를 번복한 것일 뿐 아니라 ‘동교동계 해체’ 지시를 거부한 것이어서 동교동계를 재규합,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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