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불법공사로 날린 혈세 수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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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추진한 애월읍 곽지 해수풀장 공사는 법과 절차, 그리고 지침이 무시된 ‘나몰라라 행정’의 전형이다. 그리고 그 뒤에 제주도정과 행정시 간의 소통 부재, 이른바 ‘칸막이 행정’이 여실함을 보여줬다. 환경파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왔는데도 문제될 게 없다며 강행한 공사다. 아무리 주민숙원이라해도 어떻게 그런 무책임하고 안이한 공사를 벌일 수 있나. 그러면서도 행정당국은 민간의 사소한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정하게 조치하려 한다. 이런 이중잣대, 갑질도 없다.

김병립 제주시장이 그제 “모든 과오와 책임은 시장인 자신에게 있다”며 공개 사과한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러면서 그는 “최단기간 내에 원상복구하고, 절차 등을 지키지 않은 관련자들의 신분상 조치와 공사업체에 대한 보상은 향후 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태는 김 시장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이미 도내 환경단체가 도정 책임자인 원희룡 지사와 제주시 해양수산과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감사위 처분과 별도로 검찰은 이 행정의 불법을 엄정 수사해야 한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질 사람은 분명히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불법 파장으로 수 억원의 혈세가 고스란히 허공에 날리게 된 게 뼈아프다. 애초 8억원이 투입돼 추진되는 이 사업은 현 공정률 70% 상태에서, 예산 3억원이 투입됐다. 다시 철거 작업이 7월말까지 추진될 예정이다. 제주시 당국의 어이 없는 불법공사로 인해 수 억원의 혈세가 낭비된 것도 모자라, 이를 철거하는데 또다시 막대한 사업비가 들어가게 됐다.

이처럼 혈세를 탕진하게 된 불법공사니 책임은 당연히 져야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건 곽지주민들이고, 더 나아가 도민들이다.

행정의 불법 관행은 비단 이뿐만이 아닐 것이다. 말로는 청정이니, 보전이니 외치면서도 그 가치가 실천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니 한심하고 답답할 노릇이다. 도민들이 행정 전반에 대해 불신하고 실망하게 될 건 너무나도 뻔한 일이다. 시민환경단체의 지적대로 당국의 철저한 반성과 함께 책임이 강조되는 행정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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