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과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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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5살 아이가 좀 까칠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어머니는 어느 날 병원에 가면서 아이에게 과자를 하나 사주었다. 그런데 가보니 아이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 중 한 아이가 와서 과자를 먹고 싶은 표정으로 바라본다. 어머니는 무심코 아이에게 사 준 과자를 하나 꺼내어 그 아이에게 주었는데 역시나 발을 구르며 울고불고 난리를 피운다. 뭐가 문제일까?


배려를 가르치려는 어머니에게 내 아이는 없었다 - 배려 이전에 존중을


아마 어머니는 아이에게 과자는 나누어 먹어야 한다는 배려를 가르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어머니의 깊은 마음씀은 어디 간지 알 수 없고, 울고불고 떼를 쓰는 아이의 불편함만 가득한 상황이 되었다.


먼저 아이에게 사준 과자는 이미 아이의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부모가 같이 먹고 싶거나 다른 친구에게라도 나눠주게 하고 싶다면 아이의 허락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이 친구가 우리 00의 과자가 먹고 싶은 것 같은데 어때? 조금 나눠줄 수 있을까?”
이때 아이가 흔쾌히 나눠주면 아이의 배려가 굉장히 가치 있는 일임을 인정해줘야 한다. 만일 나눠주지 않겠다고 해도 비난할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부모이기 때문에 교육 차원에서 바람직한 모습을 가르칠 수는 있어야겠다.


“지금 과자가 많이 먹고 싶구나. 그래서 나눠주고 싶지 않은 거로구나. 친구랑 나눠먹다 모자라면 이따 또 사줄 수 있단다. 이 과자를 친구랑 나눠먹으면 정말 좋겠다.”
이 정도에서 나눠먹으면 그래도 아이는 ‘참 괜찮은’ 아이가 된다. 그렇지만 나눠 먹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비난하거나 그냥 놔둘 일은 아니다. 우선 아이가 보는 앞에서 친구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자.


“미안하다. 여기서 과자를 먹으니까 너도 먹고 싶어졌구나.”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내 아이에게 나눠 먹지 않으면 미안할 수도 있는 거구나를 가르치는 기회가 된다.


아이에게는 다정하게 “이번에는 나눠먹지 않았지만 다음엔 나눠 먹었으면 좋겠다.” 하고 한 발 물러서서 나눠먹는다는 가치에 대해서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 아이는 이번에 나눠먹지 않았음에도 엄마가 다정한 것이 고마워서 “다음에는 나눠 먹을게요.”하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다음에 그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이 부모로서 권위를 지키는 것이고 아이로 하여금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사족이지만, 아이가 까탈스럽다고 생각하는 것도 여기에 열쇠가 있는지도 모른다. 평소에 아이 생각에 귀 기울이고 존중해주려는 마음을 아이가 느끼게 된다면 너그럽게 배려할 수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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