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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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 키움학교' 대표

얼마 전 이 지면에  ‘꼬리가 길면 안된다 2 - 사과나 용서할 시간을 미리 정하자’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가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필자가 아들과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어서이다. 생각이 깊고 내성적인 아이는 쉽게 사과를 잘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사과의 중요성을 알고 있던 엄마로서 그냥 넘어가기가 아쉬웠다.

 

그래서 아이가 어렸을 때, 사과하는 시간을 정해주기로 했다. ‘어떤 일 때문에 엄마가 불편했다. 그래서 사과를 받고 싶은데 생각해보고 30분, 혹은 한 시간 안으로 엄마에게 무슨 말인가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라고 해준다. 그 시간이 다 되어 가면 아이가 방에서 나와 내 주변을 어슬렁거리는데 쑥스러워 얼른 이야기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먼저 말을 건다.


“엄마에게 할 이야기가 있구나. 자~ 들을 준비 되었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어색해하면서 “엄마, 아까는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그럴게요.”


“어이쿠~! 우리 아들, 이렇게 사과도 잘 하고…. 00가 사과를 해주니 엄마 기분이 다 풀렸어. 고맙다!” 하고 너스레를 떤다. 그것으로 화해가 다 된 셈이다.


사람은, 특히 아이들은 실수를 통해서 자란다고 믿기에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한다는 것은 다시는 그런 잘못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들어있다고 생각하고 흔쾌히 사과를 받아들이고 함께 기뻐해주었다.


그래서인지 필자의 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친구들과 싸움이라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성인이 된 아들에게 어떻게 해서 친구들과 싸우지 않게 되느냐고 물었더니 “친구가 자신에게 서운한 것을 알면 일단 얼른 사과하고, 자기가 친구에게 서운하면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그냥 넘어가죠.” 라고 하면서 하나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재수하고 있었을 때인데, 그 친구를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을 때라고 한다. 워낙 장난을 좋아하는 아들이 그 친구에게 장난을 친 모양이다. 그러데 그 친구가 아들의 이런 류의 장난에 익숙치 않아 벌컥 화를 내더란다. 다른 친구들도 있는데 화를 내니까 조금 당황하고 민망했지만, 자신의 장난으로 화를 낸 거니까 당연히 사과를 했더란다. 그것도 진심으로.

 

“미안! 미안해. 장난으로 한 건데 기분 나빴구나!” 그러자 그 친구도 언짢은 마음이 풀려 얼굴에 미소를 띄고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이 때 아들은 그 친구의 손을 잡으며 “그럼 다음에 또 장난쳐도 되지?” 했더란다. 그러자 그 친구는 어의없어 하면서도 웃을 수 밖에…


“엄마, 이젠 그 친구가 저랑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어요!”


아들의 이 한 마디가 오래 여운으로 남는다. 사과를 할 수 있다는 건 비겁한 게 아니라 정작 용기있는 행동이다. 단 다시 그런 실수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으로.


자신으로 하여 누군가가 상처를 받았다면 그건 절대로 사과해야하는 일이다. 그런 일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상대방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면 성인이 될 준비 중 한 가지를 제대로 하는 게 아닌가? 팔불출의 엄마는 오늘도 그런 아들을 꿈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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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 2016-05-22 18:56:19
아이들에게 '사과'라는게 얼마나 중요한건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겠네요
앞으로도 이런 활동 꾸준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