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셀라 인체 감염 '나몰라라'
브루셀라 인체 감염 '나몰라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2003년 이후 환자 16명 발생…경로 파악·시료 확보 하지 않아
료사진 >

제주지역이 2003년부터 13년간 소 브루셀라 청정 지역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람은 16명이 감염돼 감염병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22일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03년부터 올해까지 브루셀라 감염 환자는 16명이다.

심한 복통으로 지난 1월 서울 대형병원에 입원한 A씨(84)는 서귀포시 지역 한 식당에서 간과 천엽(위)을 먹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식당은 경기도에서 내장 등 소 부산물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시에서 축산업을 하는 B씨(71)도 2012년 브루셀라균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브루셀라는 사람과 가축이 동시에 걸리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사람은 고열·몸살 등 감기 증상을, 소는 새끼를 유산시키면서 법정 3군 전염병으로 지정됐다.

그런데 제주특별자치도 보건당국은 제주산 소에 의한 감염인지, 다른 지방에서 반입된 소에 의해 사람이 감염된 것인지 역학조사를 소홀히 했고, 16명의 환자가 나올 동안 축산부서에 이 같은 내용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동물위생시험소는 사람의 감염 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2013년 소 1만1274마리, 2014년 1만2497마리, 지난해 1만600마리의 혈청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며 소 브루셀라 청정 지역을 선포해 왔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소는 혈청검사에서 전부 음성 판정으로 나왔고 그동안 집단 유산 사례가 없는 점을 볼 때 환자들은 다른 지방에서 들여온 소 부산물을 섭취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돼지 열병 유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돼지의 경우 고기와 부산물 반입을 일체 금지하고 있지만 소는 도축물량이 적어서 고기와 부산물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환자들은 브루셀라균에 노출된 타 지방에서 들여온 소의 생간이나 천엽, 새끼회 등을 섭취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브루셀라 환자가 발생해도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않고, 시료(소 부산물)도 확보하지 않으면서 청정 지역 유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앞으로 브루셀라 감염 환자 발생 시 보건소는 의무적으로 역학 조사를 벌이고 시료를 확보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타 지방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 조사나 시료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 브루셀라병은 미국의 원조로 1955년 제주시 구좌읍 송당목장에 들어온 브라질 젖소에서 처음 발생했다. 1990년대 초까지 감염 된 소의 90%는 제주지역에서 나왔다.

제주도는 브루셀라 차단을 위해 살아있는 소는 반입을 금지한 반면, 공급이 달리는 부산물은 허용하면서 타 지방에서 브루셀라균에 노출된 소 부산물이 유통됐고, 이를 섭취한 사람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