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축구부 잡음, 이참에 실태 조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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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학교 축구부 감독이 한 두 번 만난 학부모에게 거액을 빌려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전해져 물의를 빚고 있다. 이 학부모는 자녀가 축구를 배우고 싶어 해 입학 전에 해당 학교의 축구감독을 만나 상담했다고 한다. 이후 얼마 되지 않아 그 감독이 1500만원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들 사이에 금품이 오간 건 아니다. 그렇더라도 축구 감독이 학부모에게, 그것도 일면식 상태에서 적지 않은 금액을 차용 운운한 것은 비난받을 일이다. 어떠한 변명과 해명을 하더라도 매우 부당한 처사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하지만, 어느 누가 그걸 액면 그대로 수긍하겠나.

일반적으로 자녀를 학교에 맡긴 학부모는 ‘을’의 입장이다. 게다가 운동부에 참여하면 아이가 경기에 나가지 못해 벤치신세를 질까, 혹은 이런 저런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게 그들이다. 감독이 이런 학부모의 심정을 이용해 은밀하고도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게 비일비재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번 축구 감독의 행태가 그와 비슷하다. 의아스러운 건 그런 행위가 단 한 번이었겠느냐는 점이다. 사안이 불거진 이상, 일차적으로 학교 운동부를 운영하는 교장이 일말의 책임을 지고 철저히 실태를 조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육당국이 이참에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그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 학교는 어떤 잡음이나 학부모와의 민원에 대해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를 꺼리는 경향이 짙다. 운동부가 각급 학교 관할이라해서 교육당국이 지도 감독에 손을 떼서는 결코 안 될 말이다.

우리는 학교 운동부가 엘리트체육의 산실로서 그동안 제주를 넘어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에 기여해왔다고 본다. 거기엔 감독 등 지도자들의 열정과 헌신이 숨어 있다. 열악한 처우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지도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럼에도 어물전 망신시키는 꼴뚜기 마냥 일부의 빗나간 행태가 전체 지도자들의 명예를 도매금으로 실추시킨다. 교육당국이 스포츠 정신을 우롱하는 비리 지도자를 퇴출시켜야 마땅하다. 교육현장에 그런 전근대적 관행이 횡행하고 있는 이상, 도교육청이 자랑하는 청렴도 1위는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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