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의 그늘, 졸업 미뤄도 입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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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기업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신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그 인원만 무려 350여 명에 달한다. 탄산수 시장 진출과 공공주택 건설 등 사업 다각화와 조직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도개발공사의 필요성에 의해 뽑는 것이지만 도내 청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아니 가뭄에 단비나 다름 없다.

젊은층의 취업난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1차로 171명을 모집하는 개발공사의 직원 채용에 모두 2650명이 지원해 평균 15.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그중 신규 행정직군은 67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원서 접수는 지난 21일 마감됐다. 이런 분위기라면 앞으로 180명 가량을 선발하는 2차 모집에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몰릴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팍팍한 청년실업의 그늘을 보여주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업을 일부러 미루는 대학생이 적지 않은 것도 거기에 해당된다. 예컨대 지난해만 하더라도 제주대학교에서 졸업유예를 선택한 학생은 151명에 이른다. 이로써 2011년부터 최근 5년간 제주대 졸업유예 신청 학생은 총 800명에 육박한다. 점점 좁아지는 취업의 문을 통과하기 위한 청년들의 절박한 몸부림이 아닐 수 없다.

졸업유예제는 전공 및 교양학점을 모두 이수하고, 졸업시험을 통과하는 등 졸업요건을 충족한 학생들이 일정기간 졸업을 미룰 수 있는 제도다. 재학생 신분이 졸업생보다 취업에 더 유리할 것이란 사회적 인식 탓에 생겨났다. 이 제도는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돼버렸다.

그런 점에서 졸업유예제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얼마 전엔 도내 한 대학생이 정부청사를 뚫고 공무원시험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기막힌 사건도 있었다. 한숨이 절로 난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을까. 젊은 청년세대들의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양질의 일자리 확충은 제주사회의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다. 앞의 개발공사의 사례처럼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내는 것만이 해법이다. 기업들은 물론 제주도와 대학 등 관계 기관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요구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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