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보다 많은 농가 부채, 우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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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농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6000만원대에 진입했다. 통계청이 그제 내놓은 ‘2015년 농가 경제조사’ 결과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농가의 가구당 평균 부채는 6185만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2721만원)에 비해선 갑절 이상 많았다. 전국 9개 도(道) 중 최고 금액이다.

이는 1년 사이 730만원(13.4%) 늘어난 것으로, 제주만 유독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작년 전국 농가의 평균 부채는 전년보다 2.4% 줄었다. 전체 빚 가운데 사채는 656만원이었다. 2014년(521만원)에 비해 26.0% 급증했다. 그만큼 사채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농가의 자금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가 아닐 수 없다. 이래저래 우울한 소식이다.

사실 제주의 농가부채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 2011년 3104만원에서 2012년 3559만원, 2013년 4522만원, 2014년 5455만원 등 매년 가파르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내 농가는 2014년부터 ‘전국 최고의 빚쟁이’란 불명예 타이틀을 얻고 있다. 지역 특성상 고비용 시설인 하우스농업과 축산농가가 증가한 탓이 크다.

반면 농가소득은 찔끔 오르는 데 그쳤다. 2015년 도내 농가의 가구당 평균 소득이 4381만원으로 전년(4270만원) 대비 111만원(2.5%) 증가한 것이다. 그중 순수 영농활동에 의해 창출된 농업소득은 771만원에 불과했다. 물론 전국 평균(3722만원)을 웃돌면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리기는 했다.

문제는 농가소득이 부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농가부채 규모가 소득 규모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 비교를 하면 지난해 벌어들인 수입(4381만원)보다 빚(6185만원)이 오히려 더 많다. 아무리 벌어도 농가의 살림살이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이유다. 농사를 지을 수록 빚만 늘고 있으니 우리 농업의 현실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실로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이런 식이면 농가들은 자신의 1년 소득만으로 부채를 탕감하기 어려워 땅과 집을 팔아야하는 처지에 몰릴 수 있어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부채를 갚기 위해 고리의 빚을 내는 악순환에 빠져들지도 모른다. 농가부채는 농민들을 파산으로 내모는 족쇄다. 이를 어떤 식으로든 해결하지 못하면 농촌경제 회생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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