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주택시장, 이상 징후가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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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제주지역에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고, 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은 예의주시할 사안이다. 과열을 넘어 광풍이라 불리는 주택시장에 이상 징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를 기화로 주택시장이 조정 국면을 보일 거란 진단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더 나아가 부동산 거품 붕괴의 조짐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 분석이 어디에 있든 주택시장의 진정세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본다.

국토교통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158가구로, 전월 62가구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같은 기간 108가구로, 전월 14가구에 비해 6.7배나 급증했다. 덩달아 가격 역시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전국 최고의 상승률을 보이던 제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올 들어 3월 말부터 정체 또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짓기만 하면 게눈 감추듯 팔리고, 거래가도 서울 지역을 빰칠 정도로 기세 등등하던 주택시장의 변화가 일단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렇듯 주택시장이 한풀 꺾인 주된 이유는 부동산 안정화 정책이 먹혀들면서 투기성 거래가 둔화된 데 있다고 본다. 사실 그 동안 주택시장이 현기증이 일 정도로 단기간에 뜨겁게 달아오른 것은 실수요자의 증가도 있지만, 거기에 가수요(假需要) 거품이 잔뜩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주택을 미리 사놓은 투기 행위가 많았다는 얘기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신규 주택 물량의 약 40%가 그렇다고 한다. 투기 세력의 개입으로 죽어나는 건 도민 실수요자들이다.

이로 볼 때 주택시장의 안정화는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을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달렸다. 이것만 철저히 막아도 주택시장의 안정은 가능하다. 주택 인허가가 여전히 증가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투기성 가수요 차단은 더욱 절실하다.

어쨌든 작금 미분양 주택의 증가세는 심상찮다. 단기간에 후끈 달아오른 주택시장이 언제든 그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당국이 투기 세력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의 정상적 거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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