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와 일월성신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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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허장.광주 대각사 주지

‘구름타고~ 바람타고~ 하늘 저 멀리~/날고 싶은 노오란 해바라기 꿈~/어쩌다 하늘 행복 잃어버리고~/지금 여기 내려와 꽃이 되었나~/천만겁 쌓여온 파도같은 그리움은~/달랠 길 하영 없는데~ 가슴 속 숨겨둔 애틋한 사랑~/까맣게 멍이 들었네~/하늘 향해 소리쳐 불러보아도~/안타까운 해바라기 마음은~ 오늘도 전할 길 없어~/석양빛 노을에 고개 숙이네~~//

윗글은 오늘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부부에게 선물로 주고자 만든 ‘해바라기’라는 제목의 시(詩)이자 노랫말이다. 며칠 전 제주시 회천에 있는 해바라기농원에 들렀는데 일월(김경숙)·성신(김승웅) 부부가 내어주는 따끈한 커피와 해바라기 초콜릿, 해바라기 뻥튀기, 그리고 볶은 해바라기씨를 아주 맛있게 음미하였다. 그들은 5년 전 제주에 내려와 해바라기를 테마로 농업회사 법인까지 설립하고 제주발전연구원과 산학협력을 통한 해바라기 연구에 몰두한 결과 해바라기 하나로 수많은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괄목할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해바라기는 키가 너무 커서 바람에 부러지는 단점이 있는데 요즘 재배되는 해바라기는 키를 줄이고 얼굴을 키워서 생산량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또한 해바라기를 소재로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들도 여러 가지로 개발하게 되었다. 해바라기 식용유를 비롯하여 아이스크림, 초콜릿, 쿠키, 뻥튀기, 국수, 심지어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세상에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일은 섭씨 영하 2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제주의 기온과 토양을 연구한 결과 제주에서 연 2모작을 가능케 하였다. 최근에는 밀려드는 관광객들에게 연중 해바라기 꽃을 볼 수 있도록 해바라기 조화(造花)를 식재할 발상까지 하고 있다.

이 부부를 만날 때마다 그들의 역동적인 발상에 참으로 감탄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들은 ‘해바라기 농부’이면서 ‘해바라기 예술가’이다. 나는 부부에게 각각 일월(日月)과 성신(星辰)이라는 아호 겸 불명(佛名)을 지어주었는데 아호가 의미하듯이 그야말로 하늘의 해와 달 혹은 별처럼 빛나는 위대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왜냐하면 성공적인 인생 2모작을 살기 위해서는 이들처럼 삶의 디자인, 인생설계도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무작정 근면성실하다고 성공하는 세상이 아니다. 21세기 초정보화사회는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와 달리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지식)와 창의적인 연구개발과 전문가들끼리 정보교환 등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일월성신 부부는 그 점에서 프로의 경지에 이르렀다.

거기에 곁들여 ‘부부금슬(夫婦琴瑟)’까지 금메달감이니 더 말해 무엇 하랴. 사업에 성공하려면 부부화합이나 형제우애가 먼저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은 그래서 만고의 진리이다. 만사에 성공하려면 부부화합은 물론이요, 부모형제 가족이 한마음 한뜻으로 의사소통해야 운수대통과 만사형통이 뒤따른다.

나는 이를 ‘인생삼통(人生三通)’이라 부른다.

가정은 천당이나 극락의 다른 이름이다. 왜 땀 흘리며 일하고 힘들어도 참고 견디는가? 모두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다. 부디 밖으로 돌지 말고 안에서 구할 일이다. 어떤 이가 봄을 만나기 위해 온 산을 찾아 헤매었건만 찾지 못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그가 찾는 봄이 자기 집 담장 안에 개나리꽃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더라는 고사가 있다.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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